2021/05(2)
-
독서일기: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p.156 "이 막 흔들려 가지고 마지막에 거의 다 됐을 때 엄청 떨리는 거, 선생님도 알죠?" "기억하세요?"가 아니라 "알죠?"다. 나도 당장 아홉 살로 돌아가 "당연하지!"하고 맞장구를 쳤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뺀 이는 사랑니로 그것도 십수 년 전이고 마취도 했었지만, 어쨌든 겁에 질렸던 건 마찬가지니까. p.190 규민이가 나한테 과자를 줄 때 잘 하는 말, "이거 꼭 먹으세요"는 어떤가. "드세요"보다 "먹어"가 훨씬 강력한 요구다. 상대에게 맛있는 걸 꼭 먹이겠다는 굳은 의지는 존댓말로는 잘 표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규민이의 "먹으세요"가 너무 좋다. (...) 어른들은 흔히 "애들을 위해서 말을 가린다"라고 하는데 어린이야말로 말조심을 한다. 존댓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2021.05.09 -
독서일기: 싸움의 기술 - 정은혜
p.119 사람들마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나는 이렇게 자라났으며, 나에게는 이런 것이 중요하고, 나는 앞으로 이렇게 살 것이라는 자기만의 믿음이 자기의 역사를 서술하는 스토리의 형태로 존재하고, 이 스토리를 사수한다. 그런데 이 스토리의 플롯을 흔드는 사람을 만나면 그를 설득해서 자기의 세계관을 관철시키려 하고 자신의 이야기 구조로 끌어들이려고 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어떻게 잘못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증명해 보이려고 한다. 그래서 싸우게 된다. p. 159 그래서 싸울 때 상대방의 잘못을 보여주는 증거를 하나 꺼내놓고 그것으로 상대방이 자신에게 죄를 지었음을 고백하라고 종용한다. 만약 그러지 않으면 그동안 모아놓은 증거를 다 늘어놓고 상대방에게 죄가 있음을 확증하고자 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확..
202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