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야 한다
틸다 스윈튼이 나오는 영화 아이 엠 러브를 봤다. 영화 감상평을 적기 전에 이렇게 주절대기 시작하는 이유는,도무지 이런 느낌을 준 영화를 만난 게 너무 오랜만, 혹은 처음이라,지금 이 기분을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글로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찾고 리사이징을 하고 뭐라고 감상평을 적을까 고민하는,작위적인 행동을 하기 이전에, 지금 느껴지는 이 먹먹한 기분을 가진 그대로 주절댈 필요가 있다. 영화가 끝난 뒤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오니평소 때 나오던 출구와는 다른 방향이었다. 달무리 진 구름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바람에 쓸려 지나가고,이어폰도 없이 생으로 느끼는 파리의 밤거리에는,나지막한 조명과 귓가에 울리는 바람소리, 그리고 지나다니는 몇몇 사람 말고는,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너무 낯설고..
2011.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