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브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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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 몇 개월이 넘도록 늘 같은 아침 출근길을 걸으면서도, 단 한 번도 이런 이상한 기분 가진 적이 없었는데. 오늘 아침의 라디는 정말이지 센티멘탈. 노래 한 곡 한 곡, 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그냥 그렇게 머리 속에 마음 속에 들어차는, 그런 느낌이었다. #. 예전에 한국에서 회사를 그만두던 마지막 날, 내가, 나의 결정에 따라, 사실 더 있을라면 있을수도 있는 곳인데, 2년 남짓 지내던 그 곳에서 내 두 발로 걸어나오겠다는 결정을 내린 그 날. 그 때 기분이 얼마나 이상했었는지, 아직도 참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그냥 시간이 흘러서, 소속이 바뀌어서, 갈 때가 되어서 그렇게 가야만 했던 때랑은 정말 하나도 비슷한 구석이 없는, 그런 진짜 '떠남'이었으니까. #. 그리고 지금, 또 한 번 나는 모..
2011.02.16 -
포지셔닝 종말론.
나는 그렇다. 늘 끊임없이 장난질에, 진지함이라고는 코빼기만큼도 없다. 특히 남자사람들이랑은 대화의 95% 이상이 장난질. 내가 거는 장난질도 악질이지만, 남자사람들이 나에게 거는 장난질은 순악질. 그래도 나니깐, 나 정도 되니깐 이 정도 장난도 치고 놀면서 친해지는거야- 라고, 그렇게 굳게 믿고 살았는데. 엊그제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쓰잘데기 없는 장난질에 신경전을 벌이며 놀다가, 갑자기 울컥- 해서 눈물이 쏟아질 뻔 한 걸 겨우 참았다. 대체 왜 나만 이 수모를 겪어가며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대체 내가 뭐 그렇게 만만한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허구헌날 놀려먹으면 너네는 재밌냐 싶기도 하고. 물론, 며칠간 지속 된 지독한 목감기를 앓고 난 뒤라 심신이 피로했던 탓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만약, ..
201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