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 정유정
소녀가 내 목덜미를 만진 건 네가 술래야, 라는 뜻이 아니었다. 네가 졌어, 벌을 받아야지, 라는 뜻이었다. 나는 영원한 술래였다. 잡지 못하면 벌을 받고, 잡으면 벌을 면하는 불공평한 술래. 언니가 혼자 읽으면 진짜 무섭다고 해서, 절대 출퇴근길 전철 안에서만 읽었는데, 뭐 그렇게까지 심하게 무섭지는 않았지만, 언니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충분히 공감은 갔던 책. 문학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나로서는 실로 오랜만에 읽는 한국작가의 책이었는데, 이야기 자체는 (이야기의 배경이 꽤 예전 세대의 한국임에도 불구) 범세계적으로 읽혀도 손색 없을 만큼 세련된 편. 처음엔 주인공 이름이 자꾸 헷갈려서, (나도 늙었나봐 ㅠㅗㅠ) 좀 적응이 안 됐는데, 누가 누군지 한 번 싹 정리하고 나니, 몰입도가 백 배 상승. 살인으..
2011.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