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이후로,
전혀 자라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몇 년의 세월이 무상하게도, 저 옛날 꼬꼬마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는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냥, 후랑스를 몇 번 다녀왔고, 사회생활을 여기저기서 조금 했고, 버릴 건 버리고, 가져갈 건 가져가면서, 그렇게 조금씩 정비해왔을 뿐. 말로만 내 나이가 몇이니 이젠 늙었네- 하고 떠들어대는 것, 그것은 그냥 해마다 이어진 습관 같은 게 되었고, 사실 늘어가는 내 나이와 비례하는 건 딱히 별 게 없었다. 하긴, 앞으로도 몇십 년은 지겹게도 살아갈텐데,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채우기도 전에 훌쩍훌쩍 자라버리면, 너무 미리 늙어버린 채로 여생을 보내야 할지도 :-( 미리 늙어버린 채인 것은, 얼굴이면 족하다.
201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