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 9

2009. 10. 18. 15:14my mbc/cinéma

승주오빠가 저 옛날부터 미리 추천했던 디스트릭트9
뭔지도 모르면서 괜히 기다리다가 틈나자마자 바로 보러 날아감.




#.
외계인 영화지만 외계인 영화가 아니다.

철저히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우리 사회의 이야기이고,
지금의 이야기이다.



#.
그런 느낌을 확실히 전달해주는건,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어 온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

거의 모든 관객들이 영화 초반부에,
도대체 왜, 그가 뭘 어쨌길래? 라는 의문을 갖고 영화에 몰입하게 되었을 것이라 추정(확신)한다.


그리고 이러한 구성에는,

사실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전달해주면서도,
굉장히 감정적으로 주인공을 대하게 되는 오묘한 이펙트가 있다.




#.
영화의 분위기는 내내 ↑ 이런 느낌.

여기저기서 이 영화에 대한 글을 읽기로는,
'왜 미국이 아니고 남아공인가' 에 대한 논의가 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배경이 미국이 아닌 남아공이었기 때문에,
미국이 가져 온 그간의 유니버셜 문제 해결사 이미지를 뭔가 비꼬았다던가,
미국의 영향력이란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던가,

난 왠지 그런 냄새는 전혀 맡지 못 했다.


오히려 더 우리는 미국이니까 좋은 것만 하겠다는 냄새가 났어.



#.
슬픈 영화였다.

말하자면,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극한 상황에서의 드러나는 인간의 실제.

미디어와 언론플레이.

의학, 과학과 인간 윤리.
특히 그것이 어떤 금전적 이익이나 권력과 결부되었을 때의,


그런 것들 모두가 어느 협소한 한 지역에서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슬픈 영화였어.




#.
영화에 나온 어떤 사람보다도 강한 휴머니즘 캐릭터, 크리스토퍼 존슨.
부성애, 동료애, 민족애로 똘똘 뭉친 새 시대의 브레인 같은 느낌이었어.


왜 언제부턴가 외계인은,
촉수를 사방으로 뻗치며 비정상적인 개미허리를 가진 갑각류로 표현되는 걸까.


그의 눈망울은 슈렉의 고양이 만큼이나 촉촉하고 선량했는데.


09.10.17
CGV상암


p.s.
많은 분들의 영화평을 보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감독이 요하네스버그 출신이라능-_-
배경이 저리 된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다능;ㅁ;

뭔가 미국 영화 특유의 거시기함은 싫어하면서도,
앵간한 영화는 다 미국 영화인 줄 아는 나의 무지함이라니;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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