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꼼수_ 합사일지 1일

2011. 11. 8. 21:07chats

#.
애초에 꼼수를 들일 때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는 것이 조건이었고,
파샤가 먼저 데리고 있던 꼼지를 연말연시 즈음하여 우리집에서 맡기로 한 바 있어,

결국 꼼지꼼수의 합사가 결정되었다.



#.
첫째 날,

꼼지 도착.
간 보고 이런 거 없이 그냥 풀어줌.

꼼지가 꼼수보다 한달반쯤 더 나이를 먹어서 덩치가 두 배는 되지만,
굳이 따지자면 먼저 우리 집에 들어와있던건 어린 꼼수인지라,
꼼수의 성질부림이 대단함.

오히려 꼼지는 전에 없이 얌전한 아가씨의 태도로 일관.
생전 처음 보이는 의젓한 태도로 본래 주인을 놀라게 함.



#.
꼼지 제거를 위한 꼼수의 꼼수.

1. 겁주기
꼬리를 풍선처럼 부풀리고는 그르렁그르렁 화난 소리를 냄.

2. 밥 뺏어먹기
꼼지를 굶겨죽이기 위해 꼼지 밥그릇에 머리를 처박고 끊임없이 궁시렁 대며 밥을 먹어치움.

3. 인간을 이용한 텃세
전에는 군소리 없이 잘만 놀았으면서,
꼼지가 온 뒤로 인간들이 놀아줄 때마다 괜히 삐약삐약 소리를 냄.



#.
부작용: 오뎅꼬치 기피 및 인간 원망

1. 꼼지 꼴 보기 싫다고 상자집에 들어가 숨어있던 꼼수 앞에서,
울 아부지께서 꼼지랑 오뎅꼬치로 놀아줌.

2. 꼼지가 오뎅꼬치에 눈이 뒤집혀서 꼼수 들어있는 상자집을 건드려기며 신나게 놀아제낌.

3. 그 때부터 꼼수는 오뎅꼬치에서 꼼지 냄새를 맡고 으르렁 대기 시작.
인간들이 놀아준대도 승질승질을 내고 피하며 구석진 곳으로 숨기만 함.



#.
결국, 각자 주인 품에서 잠드는 것으로 빡센 첫 날 밤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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