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사분기 먹은 근황 3탄

2020. 12. 30. 12:28bien mangé

원래 4사분기가 먹은 근황 제일 다채롭게 올라와야 하는 시즌인데, 훠킹 코로나 때문에 10월인가 11월 언젠가를 기점으로 약속도 외식도 맛집도 다 끝났다... 거기에 신랑 자가격리까지 합쳐져서 아주 완벼크한 칩거...

 

마지막 4사분기 먹은 근황은, 집밥 시리즈로...

 

 

#. 신랑표 마이야르 스테이크 & 파스타 

 

신랑이 최근에 고기 굽는 요리 유튜브 같은 거 보면서 마이야르 반응 어쩌구 저쩌구에 반하는 바람에, 몇 번 연속으로 마요네즈 엄청 두껍게 올려 구운 고지혈증 스테이크 먹었다. (나중에 그냥 굽는 거나 똑같다고 인정함) 

 

주류는 언젠가 홈플러스 와인가게에서 직원 분이 오바마가 먹는 와인이라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 켄달 잭슨. 마트에서 우리가 사는 가격대 치고 비싸지만 오바마 테이스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긔.

 

 

#. 신랑표 부추전 

 

신랑이 갑자기 어디서 부추전인지 파전인지를 보고 또 그걸 해주겠다고 해서, 몇 년 묵은 부침가루 내다버리고 새로 산 부침가루 튀김가루 버무려 만든 부추전. 첫 판은 실패했는데, 그래도 이후에는 얇고 작고 바삭하게 잘 꿉더라. 

 

 

#. 신랑표 두부전 & 삼겹살

 

어느 날은 또 일찍 집에 와서 밥을 차려주겠다더니, 마트에서 산 강릉 초당두부에 계란 옷을 입혀서 두부전을 해줬다. 그 전까지 두부는 그냥 노릇노릇 구워먹는건 줄 알았던 나는 벗겨질 것 같은 계란 옷을 입은 두부의 모습에 약간 당황했지만 먹었는데 맛있었음. 

 

삼겹살은 신랑이 좋아하는 대패삼겹살 스타일인데, 나는 사실 두꺼운 삼겹살을 길쭉길쭉 얄쌍하게 잘라서 사면 모두 잘 익게 살살 굴려서 구워 먹는 걸 좋아하지만, 고기가 무슨 죄라고. 이것도 맛있게 먹었다. 

 

#. 만석닭강정 와인파티

 

현백에 가끔 만석닭강정이 나타나서, 친한 동생 초대한 날 사다 먹었다. 

이 날 현백 와인장터 열려서 마트보다 비싸고 좋은 와인 4병이나 샀는데 다 마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망원 소금집델리 ft. 자가격리

 

아 이 때 자가격리 시작한 신랑 방문 앞에 사식 넣어주는 광경이 스스로 연출하고도 충격적이어서 음식 사진을 못 찍었네. 

 

맨날 찜해놓고 한 번도 못 가본 망원 소금집델리에서 샌드위치 2종을 사왔는데 와 진짜 너무 맛있더라. 어쩌지? 바게트K 샌드위치랑 두 개 놓고 비교해 보고 싶어진다. 둘 다 맛있겠지 당연히. 

 

 

#. 트위터 레시피 소세지 파 전골 

 

트위터에서 다들 맛있다고 극찬한 소세지 파 전골 만들었다. 그냥 소세지랑 파 듬성듬성 썰어서 연두 넣고 푹 끓이면 됨.  트위터에서 소개해 주신 분은 일본 무슨 위스키 브랜드에서 소개한 레시피 보고 만드신 거라고 하시던데, 정말 먹어보니 파 맛이 우러나서 달짝지근한게 일본의 느낌데쓰. 그리고 와인보다는 소주 안주에 가깝다는 많은 트위터 분들의 평가를 제가 이제 잘 알겠습니다. 

 

열린 문틈 사이로 보이는 건, 같은 메뉴를 방안에서 먹고 있는 자가격리자. 

 

#.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신랑 자가격리 기간이랑 나의 소중한 휴가가 겹치는 바람에, 어차피 갈 데도 없지만 더욱 집 밖을 나가기 어려워진 나는 자가격리자 사식 타임을 챙기는 데 압박을 느끼기 시작함.

 

마켓컬리에서 이것저것 재료 사서, 프렌치 토스트랑 베이컨이랑 딸기, 샐러드 풀데기 넣은 자가격리자를 위한 브런치 만들었다. 스위트콘도 샀는데 깜빡하고 안 넣음 ㅋㅋㅋ 

 

근데 집에 토스트기가 없어서, 프렌치 토스트 먹고난 뒤 그대로 남아 있는 저 식빵을 어이할 지 조금 고민되네. 

 

 

#. 크리스마스 디너 ft. 망원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트위터에서 보고 점 찍어놓은지 오래인데 한 번도 못 가본 와인맛집.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에 홈파티용 디너 메뉴를 투고로 판매한다고 해서 낼름 예약했다. 

 

콩 샐러드, 감자 그라탕, 함박스테이크, 베리콩포트 까지 아주 완벽한 구성에 맛있는 와인까지! 

 

자가격리자랑 함께 사는 주제에 70 넘은 노부모와 7세 어린이가 있는 친정 식구들과 같이 파티를 즐기는 건 무리일 것 같아서, 두 세트는 미리 친정에 배달해주고, 우리 부부를 위한 마지막 한 세트를 추가로 시켰더니 아주 음식을 푸짐하게 담아주셨다. 

 

세팅은 저렇게 예쁘게 하고 사진도 찍고 했지만, 실상은 또 자가격리자 방에 식판 구성으로 담아다 넣어드림. 

 

 

#. 골든커리 카레라이스

 

결국 이것저것 다 해먹어봐도 카레가 와따.

 

사실 당근, 감자, 애호박, 양파, 국거리 소고기 같은 것들을 알맞게 쟁여놓고 상하기 전에 먹어치우는 것도 고수 살림꾼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 그런 능력이 전혀 없는 우리 집안 사람 모두 출퇴근을 할 때는 이마저도 만들어 먹을 일이 없었는데, 

 

이제 둘 다 집에 있으니 당근 양파 먹어 치우는 게 뭐 그리 어려울까 싶어 재료 구매해다 만들어 먹었고, 아직 양파와 당근... 남아있...다....

 

 

오늘 뭐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