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원격 근무 장단점

2022. 4. 1. 17:14journal

100%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한 지 1개월이 조금 넘었다. 미팅이나 외근이 없으면 100% 집에서 일하는 중.

우선 좋은 점은,

1. 아침 저녁 왕복 2시간 이상 통근길이 없어졌다.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나 어쩌다 늦게 잠자리에 들어 피곤한 밤에도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1시간 넘게 대중교통을 타고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기지 못하고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수거 날을 제끼는 바람에 2주씩 재활용 쓰레기 더미를 지켜봐야 하는 일도 없다. 게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노트북 열고 자리에 앉기 전까지 커피 한 잔 내리고, 시리얼 말아먹고, 동숲까지 체크하는 그 여유라니!

2. 고양이랑 더 오래 같이 있을 수 있다.
사실 오래 같이 있는 것보다 좋은 건 자주 놀아주는 것이고, 업무시간에 이 고양이님들은 그저 주무실 뿐이긴 하지만, 어쨌든 고양이들만 집에 두고 나와있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더군다나 관상용 동물이 틀림없는 고양이님들께서 너무 귀엽기 때문에 근무 환경이 너무 좋다. 업무 시간 중에 폭신폭신 털뭉치들을 만질 수 있어❤

3. 타인의 불필요한 소음을 들을 일이 없다.
온라인 상에서는 업무 상 필요한 대화만 나누고, 집에는 조용하고 귀여운 고양이들만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예의 없이 트름 걱걱 하고, 손톱 틱틱 깎고, 마스크 안 쓰고 떠드는 사람들이랑 한 공간에 앉아있지 않아도 된다. 너무 쾌적해.


안 좋은 점은,

1. 운동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아침 저녁 왕복 2시간 통근길로 운동 다 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온 나였는데, 집에서는 하루 220kcal 소진하기도 힘들다. 아침에 먹은 게 그 날 저녁까지 소화 될 일이 없다. 초반엔 점심시간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그랬는데, 점점 억지로 나가지지도 않아서 거의 지박령처럼 집에 틀어박혀 있게 됨. 링피트나 저스트댄스라도 해야지 싶은데... 몸이 안..움지..ㄱ여...

2. 밥해먹기가 귀찮다.
회사 다니면서 밥 사먹는 것도 귀찮았는데, 집에서 아침점심저녁 챙겨 먹을라니 너무 귀찮다. 운동량이 줄었는데 배달음식으로 점심 저녁 다 먹는 것도 너무한 것 같아서 오아시스로 풀떼기를 겁나 시켜다가 점심에는 샐러드 만들어 먹는데, 그게 배가 금방 꺼지기도 하고, 점심은 샐러드였지 하면서 저녁엔 햄버거 피자 치킨을 찾는 것.. 장은 또 왜 이렇게 자주 봐야 하는지. 아 다 귀찮다.

3. 혼술이 늘었다.
전에는 퇴근하고 여차저차해서 7~8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면 고양이 챙겨주고 뭐 하고 10시에 일과가 끝나니까 그 때부터 혼술을 결심하는건 다음 날 푹 쉴 수 있는 금요일 밤이 아니면 불가능했는데, 이제 나는 퇴근과 동시에 술잔을 들 수 있기 때문에 지금 거의 알콜 중독자 수준으로 홀짝이는 듯. 오늘도 한 잔 마셔야징. 

4. 집안 일을 많이 한다.
계속 집에 있으니까 눈에 밟히는게 많아서 예전 같으면 그냥 주말로 미루거나 못 본 척 했을 자잘한 집안 일들을 계속 하게 된다. 통근 시간이 줄어든 만큼 집안 일을 하는 것 같아 진심으로. 아침점심저녁으로 집에서 그릇이나 컵을 계속 쓰고 있으니까 설거지거리도 많이 나온다. (핸드크림 겁나 씀) 집이 항상 깨끗한 건 좋긴 한데 몸이 조금 피곤하고, 둘이 사는 집을 혼자 관리하는 양상이 심화 된다는 점이 살짝 신경쓰임.


뭐야 안 좋은 점이 한 개 더 많네. 좋은 점 한 개 더 없나... 또 한 달 더 지내면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