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청소 중독, 내돈내산 청소템들

2022. 4. 4. 22:25journal

재택근무하면서 집에 있다보니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내가 청소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집이 더러워질수록 스트레스를 받으니 어쩔 수 없이 치우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사실 나는 좋은 청소용품으로 청소를 해내는 쇼핑 & 육체노동 콤비네이션을 좋아하는 것이었다. 좀 더 생각해보면, 나는 같은 이유로 비록 분기에 1~2번 할까말까한 셀프세차도 계속 해오고 있지 않은가. 세차용품을 사고, 셀프세차장에 가서 1~2시간 생각 없이 노동을 하고, 커피 한 잔을 사마시는 그 시간 때문에.

어쨌든, 근래들어 집 청소에 공을 들이게 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청소용품들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고자 한다.

시작은 하이홈 세정제였다. 욕실과 주방의 각종 물때, 기름때는 물론 누래진 냄비까지 닦으면 반짝반짝하게 만들어 준다고 해서 신혼 초에 한 번 사봤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걸로 욕조도 닦고, 냄비도 닦고, 싱크대 수전도 닦았는데 정말 효과가 좋았다.

크리미한 고체 재질인데 보관을 잘못했는지 막판엔 좀 굳었지만, 대충 뽀개서 필요한 곳에 물 묻혀서 문지르면 반짝반짝 광이 났다.

그렇게 한 통을 다 쓰고 잠시 소강기를 가졌다가, 최근에 냄비들이 너무 더러워지는 것 같아서, 마침 하이홈EX 라는 새 버전이 있길래 사봤는데, 뭔가 원조만 못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같고..

위 사진 가운데는 오블리크 테이블에서 파는 레몬에이드 세정제다. 원목 식탁이랑 리놀륨? 이라는 이상한 소재의 리노 소파 테이블 케어용품으로 파는건데, 음식 얼룩이나 와인 얼룩 같은 거 잘 지워지고 레몬향이 좋아서 잘 쓰고 있다. 레몬에센셜 오일이랑 식초가 들어간 천연세제라고 함.

애초에 원목 테이블 관리가 까다롭고, 남편이 물 따라마시면서 테이블에 줄줄 흘리는데 코스터를 쓸 생각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그리고 리놀륨인지 뭔지 얼룩이 그렇게 잘 지는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다른 재질의 테이블을 샀겠지만, 뒤늦은 후회를 달래주는 레몬에이드 세정제. 완전 땡큐 앤 재구매각이다.

사진 오른쪽은 엘지생건 베이킹소다수 스프레이. 여기저기 범용 세정제로 쓰기 좋은데 디자인이 느므 구려서 씰링지 포장을 벗겨 두었다.

최근 구매한 애 중에 또 마음에 드는 아이는 코알라 에코 올 내추럴 플로어 클리너. 어디서 처음 보고 구매했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뭐 대충 인스타에서 봤겠지.

이사 온 집 마룻바닥이 허연 색인데 누런 마루에 비해서 얼룩덜룩한 것도 눈에 잘 띄고, 하여간 쫌만 더러워져도 너무 티가 많이 나서 좀 스트레스였는데, 물에 희석해서 걸레질하면 뽀송, 클린한데다 방오성도 좀 있다고 해서 샀고, 이 아이도 꽤나 마음에 든다.

최근에는 방바닥 세제 너무 쓰고 싶어서 부엌 바닥에 숨겨진 찌든 때까지 다 닦아버리겠다고 갑자기 부엌 오만군데를 뒤집어 엎다가, 잃어버렸던 에어팟 한쪽을 냉장고 바닥에서 찾아내는 쾌거도 이루었다.

게다가 이 바닥세제는 최근 구매한 A9 물걸레 헤드랑 너무 단짝인 것. 물걸레 헤드 물통에 세제는 넣지 말라고 써있어서, 원래는 코알라 바닥 세정제 희석한 물을 바로 쓰려고 하다가, 코알라 세정제는 스프레이에 따로 넣고, 물걸레 헤드로 쓸기 전에 칙칙 뿌려가면서 걸레질 한다.

원래 내 사랑 구세주 로봇청소기 샤오미 로보락 S6 물걸레를 잘 쓰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물걸레통 물 구멍이 막혔는지 물걸레질이 속 시원히 안 되기도 하고, 아무래도 로봇청소기 물걸레질로는 마룻바닥 찌든 때까지 빡빡 닦이는 수준은 아니라서 점점 마음에 안 들고 있었는데,

A9 무선 청소기에 물걸레 헤드 쓰니까 무게감도 좀 있고 물도 잘 나와서 코알라 세제까지 써서 닦으면 진짜 바닥이 보송보송 해진다. 헤드가 좀 무겁긴 함.

물론 물기 있을 때 밟고 다닌 내 발바닥 자국이랑, A9 물걸레 패드 2개가 굴러간 자국이 좀 남기는 하는데, 이건 마룻바닥이 너무 허여멀건해서 티가 좀 나는 편인 듯.

가장 최근에 구매한 건 아스토니쉬의 인덕션/하이라이트 만능 세정제이다. 홈플러스 구경하다 우연히 발견해서 질렀는데 대만족이다. 동봉 되어 있는 스크래퍼와 젖은 행주로 세제 뿌려가며 열심히 밀고 닦았더니 완전 거울 됐다. 진짜 초대박 감동적인 성능. 아스토니쉬 다른 제품들도 스믈스믈 사 모아볼까 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소템은 아니지만, 현관문에 자석으로 붙이는 월포켓? 수납함과 자석 후크 세트를 샀더니 식탁 위에 올려놓던 잡동사니들이 싹 사라져서 완전 대만족이다. 현관문에 붙여둔 것도 생각만큼 정신 사납지 않아서 진짜 너무 깔끔하고 좋음.

다음엔 또 뭘로 무슨 청소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