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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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가고 - 고레에다 히로가즈
#. 왜인지 오전에 시간이 남았던 언젠가의 주말, 어무이 모시고 효녀 코스프레하면서 보고 온 영화. 어무이가 [카모메 식당] 재밌게 보셔서, 왠지 이번 영화도 좋아하실 것 같았는데 사실 분위기는 그 놈이 그 놈 같아도 감독이 전혀 다름-_- 나는 [앙: 단팥 인생 이야기]를 티비에서 완전 재밌게 봤는데, 배우만 똑같고 이 영화도 감독이 전혀 노 상관 ㅋㅋㅋ 여튼 그렇게 고르게 된, [태풍이 지나가고]는 본 지는 오래 됐는데 후기를 쓸라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재밌었음 +_+ #. 영화는 앙의 키키 키린 할머니와 카모메 식당의 고바야시 사토미 아줌마가 나오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편과 사별한 어머니와 출가한 딸내미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연출하는 너무나..
2016.09.22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오다기리죠를 마이웨이가 아닌, 전형적인 일본영화에서 만나고 싶다는 게,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였다. 그런 내게 부끄럽게도 너무나 많은 감동을 선사한 이 영화는, 감히 2012년 내가 본 영화 top 5 안에 들리라 자신한다. #. 양쪽에서 달려오는 신칸센 열차 두 대가 교차하는 그 순간, 소원을 빌면 그대로 기적이 일어난다. 이토록 어린아이 같은 믿음 하나가, 주인공 아이를 얼마나 먼 곳까지 이끌어가던지. #. 아이들의 순진하고 귀여운 모습은, 그냥 보기만해도 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사랑스럽지만, 사실, 어린아이들이 이미 다 커버린 우리 같은 어른들을 웃게 만드는 힘은, 그들의 순진무구함 속에, 어른의 그것보다도 더 솔직하고 더 객관적인 통찰력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이 영화는, 너무나도 ..
2012.01.14 -
마루 밑 아리에티
#.간만의 지브리 작품.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개봉했던 것 같은데,여기서는 개봉한 지 아직 몇 주 되지도 않았다. 이럴 땐 좀 아쉽단 말이지.모조리 다 내가 먼저 보고싶어! #.낼 모레 수술을 앞둔 연약한 소년 쇼우와,내 가족의 안위와 나아가 종족의 앞날까지 걱정해야하는 아리에티. 남자애는 오미터만 달려도 숨이차오르는, 가슴을 헉 쥐고 쓰러질 것만 같은, 연약한데다,함께하는 가족도 없고, 물론 초 인자하고 인간적인 할머니가 계시지만, 여튼 외로운 왕자님 캐릭터. 반면 아리에티는 오미터고 백미터고 못 달려서 안달 난 액티브함과,엄마아부지 사랑 담뿍 받고 남 부러울 것 없이 자란 밝은 성격을 가진 모험가 스타일. 둘의 만남이 말 그대로 서사적으로 그려진 애니메이숑. #.우리 사는 집 마루 밑에 저런 쪼마난 인..
2011.01.16 -
아웃레이지 outrage
#. 로맨틱 12월의 시작은 잔혹하기 그지 없는 비트다케시와 함께. 프랑스에서 다케시 키타노에게 갖는 관심이란 난데없이 꽤 커서, 지난 3월부터 간간이 그를 접해왔더랬다. 화가, 행위예술가, 방송인, 코미디언, 그리고 감독의 모습으로. 아웃레이지에서 잔혹한 야쿠자의 세계를 다루는 그의 모습은, 아 그간의 슬랩스틱 스러운 그의 모든 코미디가 이것을 위한 것이었나 싶을 정도로, 희극과 잔혹극을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 시작은 꽤 무난했다. 나름 유혈이 낭자할 것임을 예상케하면서도, 후랑스인들이 보기에 굉장히 이그저틱exotic 해보일 법한, 약간은 촌스럽게 새빨간 오프닝크레딧과 함께. #. 다케시 키타노의 무표정한 얼굴은, 개그를 치면 웃기고, 사람을 치면 무섭다. 왠지 이럴 땐 항상 송강호에 비유..
201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