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스트

2009. 11. 29. 15:34my mbc/cinéma

제이미 폭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니,
두 말 할 것 없이 그냥 바로 선택해 버릴 수 밖에 없는 캐스팅.



#.
스티브 로페즈, LA타임즈의 기자로 일하는 그가,
나다니엘, 줄리어드 음대 중퇴 경력의 정신분열증 노숙자 첼리스트를 만난 이야기.

필름2.0에서 읽기로는,

스티브 로페즈가 굉장히 인생살이에 서투른 (일을 제외하면) 실패한 인간형이라던데,
그렇게 말해 준 걸 미리 읽지 않았다면 에이 뭐 그렇게까지야 싶었을 것 같은 은근한 묘사.



#.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은 느낌의 포스터를 선호한다.
영화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주는 일러스트 냄새나는 이런 거.

또한 개인적으로는,
나다니엘이 느끼는 음악을 빛으로 표현해 준 그 몇 분의 영상을 선호한다.

어떤 것도 없이 오직 음악과 빛만이 존재하는 그 몇 분은,
영화 속 그 어떤 대사, 연기보다도 확실한 감동을 전달한다.



#.
엔딩크레딧에서 제이미 폭스에게 의상담당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고 나니,
왠지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살짝 번졌다.

나다니엘이 스티브 로페즈의 첫 도움을 받고 난 뒤,
그의 노란 티셔츠 한 구석에 조그맣게 스티브 로페즈라고 써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내가 그 세심한 묘사에 얼마나 감동 받았던가.

그리고 바로 그 세심한 묘사에서부터,

그의 이 우스꽝스러운 코스튬이 표현해 주는 이야기,
관계를 시작하고, 마음을 표현하고, 사랑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
나는 항상 나의 마음을 있는대로 무조건 몽땅 한꺼번에 표현해버리는 스타일이어서,
오히려 상대방이 그 반의 반 만큼도 내게 표현해 주지 않는 경우에 상처받는 편인데,

스티브 로페즈 같은 사람은 아마도 그런 나를 부담스러워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가 엑스와이프 앞에서 눈물 흘리며 이야기할 때 내가 같이 울었던 건,

세상살이 99%를 차지하는 인간관계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 소중함을 깨닫고 어떻게든 잘 해보겠다고 마음이라도 먹어보는 건,
세상에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싶어서.


#.
그들의 연기는 뭐라고 언급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최고.

그리고 잊을만하면 뻥뻥 터져주는 유머센스도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다리 벅벅 긁는 거 이런 거 ㅋㅋㅋ


09.11.25
CGV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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