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009. 11. 17. 08:33my mbc/cinéma

개인적으로 존 쿠삭을 굉장히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근래 그가 출연한 영화가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었기에,
사실 2012는 나의 위시리스트에 있던 영화는 아니었더랬다.
근데 이번엔 좀 재밌게 봤어.




#.
사실 재난영화의 스토리는 뻔할 수 밖에 없다.
토네이도도 그렇고, 딥 임팩트도 그렇고, 2012도 그렇다.

여럿의 주인공이 나와 얽히고 설킨 가운데,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누군가는 남은 이들을 지키고,
그렇게 종말을 살짝 피해가고, 새 세상을 맞는다.

그리고 필수 요소 몇 가지.


#.
첫째.
세계의 종말을 앞두고 있는 한,
결국 사랑하는 가족에 대해 논하는 것 외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광고의 3B, Beauty Beast Baby는 영화에도 똑같이 적용 가능한 듯.
저렇게 뷰티풀한 아내와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은 애기들이라면,

존 쿠삭이 온 몸 바쳐 이 난리통 속에서 가족들을 구해낸다 한들,
설사 그게 말도 안 되는 초 절정의 우연과 행운 시너지로 생기는 막장 영웅 스토리라고 해도,

뭐 그리 대수란 말인가.


#.
둘째,
언제나 인간 윤리와 실리의 대립이 존재하게 마련.

 

예전 같으면 응당 윤리 도덕과 인간의 존엄성 등등을 운운하며 선(?)의 편을 들었겠지만,
사실 보고있자면 실리추구형 인간에게 뭐라고 할 것만은 못 된다.

그 엄청난 구조작전에 필요한 돈은 다 어찌 마련할 것이며,
지금 당장 눈 앞에 쓰나미가 들이닥치고 있는데 밖에 있는 사람들이 다 뭐이며,
아직은 말할 타이밍이 아닌데 사람들이 자꾸 떠들어대려고 하면 대체 어떡해야한단 말인가.

아 왠지 나도 속세에 물든 것 같아 씁쓸하지만;ㅁ;


#.
셋째,
우리의 자랑스런 미합중국 대통령 사마.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안위를 걱정해주시고,
사랑하는 국민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뒤끝없이 시크한 우리의 자랑스런 미합중국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다면,

대체 이 지구상의 중생들은 뭘 믿고 살아왔을런지.

왠일인지 모건프리먼도 이런 류의 대통령 역할을 한 번 했던 것 같은데,
어쩌면 흑인 대통령에 대한 好이미지란 것은 이런 식으로 형성된 것일지도.



#.
뭐니뭐니해도 여튼 재난 영화란 것은 뻥뻥 터져주시는 스케일과,
잊을만하면 가끔씩 눈물 쏙쏙 빼주는 숭고한 희생정신,
그리고 불변의 가치 가족사랑으로 버무려 주시면 어지간해서는 성공하는 듯.

그나저나 정말 저런 대재앙이 닥치면 난 1번으로 죽을텐데 어쩌나;ㅁ;


#.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감동 받은 부분은 다른 누구보다도,
에이드리안 아버지와 그의 동료 스토리.
그 놈의 전화 한 통화!!!


#.
뭔가 자막 번역이 이상한 부분들이 있어서,
난 도대체 그래서 이 ship께서 언제 승천하시는 지 마지막까지도 고민했더랬다.


09.11.16
아트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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