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들
2010. 1. 6. 16:16ㆍmy mbc/cinéma
2010년 첫 영화를 혼자 보았다.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
여배우들이라며,
김옥빈?
김민희?
최지우?
아니, 왜애?
↑이런 느낌이었다.
처음 이 영화 캐스팅에 대한 느낌은.
최지우가 한류스타지만 연기 잘 하는 배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김민희는 말 안 해야 예쁜 하이틴 모델 이미지에 연기하는 걸 제대로 본 적도 없고,
김옥빈은 박쥐에서 그 똑같은 억양으로 대사를 반복해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질만한 캐릭터였다고 생각했으니까.
솔직히 고현정 고현정 하는데,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보기 전까지는 그녀에게 큰 매력도 느낀 적 없었다.
그러니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체 왜 여배우들을 이야기하는데,
내게는 여배우로 다가오지 않는 그녀들을 모았단 말인가.
그래서,
더 보고싶었다.
#.
영화는 ↑이런 느낌으로 시작한다.
기 세고, 드세고, 까칠하고, 하나같이 나 잘난 여배우 6명이 한 자리에 모이면,
과연 분위기가 어떨 것 같니?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니?
그리고 점차 ↓이런 느낌으로 마무리 된다.
'여배우'라는 타이틀 안에서 공감대를 찾고 하나가 되는 여자들.
#.
비포선라이즈 이후로 이렇게 말만 하는 영화도 참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영화는 시종일관 그녀들의 수다(?)를 관찰하게끔 만든다.
한 명 한 명 본인의 캐릭터를 직접 보여주고, 말하고, 연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여배우들이 노린 점이다.
우리도 할 말 있어요! 라고 외친 것 치고는,
주제가
무릎팍도사에서보다 솔직하게 다가오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안 들어줄 수 있단 말인가.
#.
개인적으로는 김옥빈의 재발견이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어리고, 어린만큼 순수하며,
예의바르고, 솔직했어.
그리고 고현정.
아 이 여자 대박이다.
솔직히,
입심 끝내주는 윤여정(선생님)과 담백구수한 이미숙(선생님),
나름 쏘 쿨한 최지우랑 리얼 시크한 매력이 있는 김민희까지,
다들 놀라운 재발견이었지.
아
#.
포스팅하려고 사진을 찾다보니 각각의 캐릭터에게 주어진 영단어가 있더라.
jealousy, fame, complex, pride, scandal, mystery.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단어 매칭을 발견하고보니,
내가 받은 느낌과 꽤나 흡사해서 마치 영단어시험 백점맞은 양 왠지 뿌듯하다.
#.
뜨거운 것이 좋아, 안 봤는데 보고싶어졌다.
10.01.05 (10이라니!)
미로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