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러 나가다 - 조지 오웰
2011. 8. 30. 10:32ㆍmy mbc/bouquin
또 하나 고백할 것은, 열여섯 살 이후로 내가 다시는 낚시를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도대체 왜? 사는 게 그런 까닭이다. 우리네 인생에서(인간의 삶 일반이 아니라 바로 이 시대 이 나라에서의 삶이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지 못한다.
(...) 그 일을 하기 위해 실제로 보낸 시간이 당신 인생에서 차지하는 몫을 계산해보라.
그러고 나서, 면도하고, 버스로 여기저기 다니고, 기차 환승역에서 기다리고, 지저분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신문 읽느라 보낸 시간을 계산해보라.
동물농장을 읽은 지가 십여년은 된 것 같다.
1984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 만난 조지 오웰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숨쉬러 나가다'는 1939년 2차대전 발발 직전에 발간 된 소설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현재를 생각하는 한 중년의 평범한 샐러리맨의 독백을 통해
전쟁 전후의 영국과 그 사회구성원, 가족과 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조지오웰이 전쟁을 기점으로 급변하는 사회의 모습을,
어찌나 통찰력 있게 그려냈는지,
지금 우리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하나하나 대입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정확하고 세밀하다.
정말이지, 이건, 놀라울 정도.
게다가 어찌보면 무거운 이 사회상을,
시니컬하면서도 위트 있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 부드럽고 재밌게 풀어낼 줄 아는 센스도,
그에겐 있었다.
출근길 지옥철의 압박을 견딜 수 있게 도와준,
간만에, 흥미로운 책.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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