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2011. 9. 2. 13:51ㆍmy mbc/bouquin
와인 한 잔을 더 마시고, 인화한 사진을 다시 꼼꼼하게 살폈다.
그밖에 다른 사진들에는 이전에 내가 품었던 자의식만 보일 뿐이었다.
그나마 다섯 장을 건질 수 있었던 건
내가 피사체에 사진가의 시각을 인위적으로 들이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피사체의 얼굴에 집중하고,
그 피사체가 프레임을 결정하게 내버려두면,
모든게 제대로 굴러간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와우.
정말 괜찮은 책이다.
팩트만 보면 피 튀기는 장르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은 우리네 인생사.
사진가의 꿈을 간직한 채 뉴욕 월스트릿의 성공한 변호사의 삶을 살던,
어찌보면 평범한 주인공이,
어쩌다 몬태나주 시골에서 발굴된 천재 사진가로서의 제 2의 인생을 살게 되었는가- 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는 주인공 일인칭시점으로 풀어나가는데,
감정묘사도 섬세하게 잘 나타나 있고,
특히 이 사람이 혼자 중얼거리는 내용이 은근 위트가 있어서,
읽다 보면 이 진지한 와중에도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뉴욕 월가에서 몬태나주 작은 동네 구석으로의 배경전환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꿈꾸는 삶과 꿈을 이루어가는 삶의 현실적인 대비가,
생각할 거리를 (특히 지금 질풍노도의 시기를 또 한 차례 겪고 있는 나에게) 던져주기도 함.
사진에 대한 조예 깊어보이는 내용들도 꽤 나오는데, 읽다보면 급 출사 나가고 싶어짐.
후랑스에서 영화로 제작 중이라길래,
뭔놈의 소설들이 좀만 뭐 어쩌면 영화화래- 나중엔 코빼기도 안 보이는구만-
..이라며 비웃었는데,
알고보니 나 후랑스 있을 때 개봉한 영화였음.
어째서 인기인지 이해하기 힘든 후랑스의 인기 배우 로맹 듀리스가 주연한 영화,
'un homme qui voulait vivre sa vie' 였던 것.
예고편은 좀 재미없어 보였는데,
후랑스인이 사랑하는 로맹 듀리스니까 한 번 볼 걸 그랬어.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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