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서 살아남기 - 아르토 파실린나

2011. 5. 24. 00:07my mbc/bouquin



그런 다음 흰머리 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아돌프 이바르 아르비드손(Adolf Ivar Arwidsson, 1791~1858, 핀란드의 역사가이자 시인)이었다.
아르비드손이 멀리까지 들리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스웨덴 사람이나 러시아 사람이 되지 않고 핀란드인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영국인이나 미국인이 되려는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이 등장하자마자 죽는다.

두둥실 떠오른 그의 영혼은 자유로이 공간을 넘나들면서 현세를 떠돌고,
그와 같은 처지의 다른 영혼들, 네안데르탈인이나 수백년 전의 교황, 심지어 예수님도 만나 대화를 나눈다.

사회에 현존하는 온갖 정치사회경제적 문제들에 직면해 고민하기도 하고,
지구 반대편에 사는 한 할머니의 외로운 삶을 지켜보다 도와주기도 한다.

사후세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한 지침서 같은 이런 발상도 특이하지만,
무엇보다 시공을 초월한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직접 들려줌으로써,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문제를 꼬집으려는 작가의 마인드정말이지 특이한 책.

핀란드인으로서의 알 수 없는 자부심이 묻어나는 그런 부분들도 귀엽다.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