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근

2012. 7. 2. 02:04journal

재출근의 날이 밝았다.

근 2년의 시간을 보냈던 내 인생 첫 직장을 박차고 나와,

미국여행을 다녀오고,
후랑스에서 일을 하며 1년을 살고,
한국에 돌아와서 후랑스어로 일을 하고,
그 덕분에 콩고 킨샤사까지 다녀왔지만,
결국 홍보마케팅으로 돌아서야겠다고 생각을 굳히고,
잠깐이지만 방송일도 맛보고,
심지어 그 사이 태국 출장도 다녀온 뒤,
또 다시 호주여행을 다녀오면서,

그렇게 2년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재출근.

돌아온 탕자처럼 처음 그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간만에 첫 출근하는 주제에,

키보드,
노트북 거치대,
아이폰 충전기,
탁상거울,
영양제,
다스베이더시계,
키보드클리너,
월급(받았었고 다시 받을)통장,
(내일 아침 챙겨갈)주민등록등본,
프랭클린플래너,
삼색볼펜 및 리필심 등등,

회사생활 2년차를 접었을 때,
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에서 캐리어 가득 담아 들고 나왔던 아이템들을,
전혀 거리낌없이 한큐에 챙기고 있는 나를 보고 있자니,

그간의 연륜과 짬밥이 이렇게 난데없는데서 발현되는 건가 싶어,
피식- 헛웃음이 난다.

성급한 다짐이나 결심은 밖으로 내뱉지 않은 채,
또 한 번 이렇게 시작해봐야겠다.

내 인생 마지막 이십 대,
스물아홉 하반기의 시작은,

어쨌든 첫 출근과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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