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0. 23:32ㆍmy mbc/bouquin
느낌에 충실해 결혼해야 한다는 관점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참되고 솔직한 감정에 경의를 표한다. (...) 이런 감정들 하나하나를 다 존중한다면 일관성 있는 삶을 영위할 가능성은 사라진다.
때때로,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는 진정성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살아나갈 수가 없다. 아이들의 목을 조르고 싶다거나, 배우자의 잔에 독을 타고 싶다거나, 전구를 가는 것 때문에 싸우고서 이혼하고 싶다거나 하는, 스쳐 지나가는 충동들에 진심을 발휘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
벤은 자신과 엘로이즈가 감정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며 하루하루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로서의 결혼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역시나 어렵게 말하는 남자, 알랭 드 보통 씨.
벤이라는 한 중년 남자, 엘로이즈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그에게 일어난 일들을
살짝살짝 에피소드 별로 다루는 것과 동시에,
부르주아가 어떻고, 낭만주의가 어떻고 하는 어려운 말들을 한참 섞어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결혼이 의미하는 바를 짚어주고 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20대 때 썼다길래 정말 뭐 이런 무서운 남자가 다 있나 싶었는데,
40대가 된 이번에는 결혼한 남자 한 명을 아주 속속들이 파헤쳐 놓았다.
결국 사랑만 믿고 결혼했다가는 무엇을 상상하듯 그 이상을 보게될 것이라는 무서운 이야기.
책 뒤편에는 '연인들'을 쓴 정이현 작가와 주고 받은 질답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걸 읽어보면 두 권의 내용이 한꺼번에 정리가 되는 나름 명쾌한 느낌.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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