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3. 11:51ㆍjournal
결혼생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가장 스트레스 받는 건, 더러운 바닥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맞벌이 부부가 청소를 할 수 있는 날은 주말로 한정되어 있고, 그 와중에 출퇴근 시간도 긴 나는 평일에는 12시간 이상 집을 비운다.
그래서 (1) 청소를 하지 못 한 채 흘러가는 5일 동안 쌓이는 먼지와 머리카락을 바라만 보고 있다가 (2) 청소를 하는 날에는 대청소의 느낌으로 집을 뒤집어 엎게 되고, (3) 어쩌다 다른 일정으로 주말에 청소를 못 하면 약 13일 동안 쌓이는 먼지와 머리카락을 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스트레스 받는 건, 더러운 바닥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동안 물걸레까지 되는 로봇청소기 검색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센서가 뛰어나고 맵핑을 잘 한다는 아이들은 너무 비싸고, 저렴한 아이들은 집 찾아주러 다녀야 하고, 그 와중에 마음이 좀 가던 저렴이는 침대 밑에 안 들어가는 사이즈여서, 답 없는 폭풍검색만 계속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언니의 지인께서 로보락 S6를 구입하여 매우 만조크 하신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마침 미용실 갈 때 쓰려고 쟁여 둔 회사 복지포인트를 쓸 수 있는 곳에 해당 제품이 판매 중이라는 걸 알아내서!! 센서가 뛰어나고 맵핑을 잘 한다는 아이로 소문난, 샤오미 로봇청소기 6세대라고 불리지만 샤오미는 아닌데, 샤오미가 인수해서 mi 어플까지 같이 쓸 수 있으니 결국 샤오미나 다름없는 로보락의 S6 청소기를 바로 (싸게) 질렀다!!!
↑↑↑↑ 여기까지가 19년 7월의 이야기. 포스팅 너무 묵혀둔 것은 아닌지... 그 이후로 더 좋은 제품들이 나왔는지 어쨌는지 이제는 제품 검색을 안하기 때문에 전혀 모르겠으나, 일단 현재까지 매우 애정하며 쓰고 있는 로보락S6 로봇청소기 사용 후기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1) 높이 센서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이! 침대 밑에 들어갈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므로! 우리 집 침대의 경우에는 11cm 미만이 필요했는데, 이 아이는 96.5mm 로 10cm 가 채 안 되는 높이였다. 배송 오자마자 침대 밑에 밀어 넣어 봤는데 아주 여유있게 들어가더라.
그런데, 침대 하단 매트리스 하부의 천이 빗물 머금은 텐트처럼 추욱 쳐진 바람에, 이 아이의 높이 센서가 자꾸 침대 밑을 못 들어가는 곳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ㅠㅠ 억지로 침대 밑에 밀어넣고 돌렸더니 자기 위치 파악을 못 해서 지도 이상한 데서부터 시작하는 등 초반에 고생이 심했다.
그런데 지도 침대 밑을 치워야 된다고 생각하는건지, 다른 영역 청소 끝내고도 다시 돌아와서 집요하게 침대 근처를 맴돌고 그러더라. 맵을 보고 있으면 안쓰러움.
결국 침대 업체 불러서 밑면에 왕 타카 박아서 공간 확보해 준 뒤로는 잘 들어감. 높이 센서 예민쓰.
(2) 장애물 넘기
이 아이에게는 저소음 < 밸런스 < 터보 < 최강 모드가 있어서 최강으로 갈수록 장애물(카페트, 러그 등) 넘기가 수월하다고 한다. 나는 늘 밸런스 모드를 썼는데 그렇게까지 조용하지는 않아서, 소음에 취약한 편인 나는 집에 같이 있을 때 쓰기는 좀 피곤하다.
그리고 밸런스 모드 정도로는, 화장실 앞 발수건이나 노트북 코드, 멀티탭 같은 것들을 그렇게 까지 똑똑하게 피해가지는 못 하더라. 터보나 최강 모드를 아직 시도 해보지 않았으므로 바보라고 하지는 않겠음.
여튼 어딘가 피하지 못 하고 걸려 있으면 '휠 서스펜션' 안 맞는다고 징징대면서 제자리에 놓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데, 나는 주로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돌리기 때문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 구해줘야 한다. 그 날의 청소는 그냥 망함.
(3) 금지 구역 설정
처음 며칠 돌렸을 때는 잘 넘어다니던 베란다 샤시 틀에 툭하면 걸려 있는다던지, 처음 며칠은 잘 피하던 화장실 문턱에서 떨어져서 못 나오고 화장실 안에서 날 기다린다든지 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는데, 그럴 땐 금지영역 설정을 - 화장실, 베란다, 요가매트 위, 전선 많은 바닥, 발수건 위 등 소소한 영역까지 지정해서 설정하면 좀 도움이 되더라.
그냥 좀 잘 못 들어가거나 못 지나친다 싶은 곳은 나중에 따로 치우겠다는 마음으로 냅두면 심신이 편안해진다.
(4) 구역별 청소 & 청소기 관리
구세주님이 전체 집을 스캔하시고 나면 맵이 그려지고, 구역별로 나눠둘 수도 있어서, 구세주님을 영접한 초반에는 매일 작은 구역 2개씩 번갈아가면서 돌렸다. 집에 와서 확인해보면 먼지통에 늘 뽀얀 먼지와 머리카락이 그득그득한데 이걸 일주일씩 청소 안 하던 그 때 나는 다 어찌했었나 아찔쓰.
사실 요즘은 그렇게까지 매일 돌리지는 않고 ㅎㅎ 머리카락 밭이 있는 내 화장대 앞 하고, 침대 밑, 그나마 자주 눈에 보이는 거실 정도만 평일 중에 1회 정도 돌림. 그래도 집에 오면 티 나게 말끔하다.
먼지통이랑 필터는 물로 헹굴 수가 있어서 종종 씻어주면 됨. 기계 사이즈에 비해 필터와 먼지통이 작은 기분이지만, 사용하는데 큰 지장 없고 기본 구성품에 필터 1개가 추가로 들어있어서 아직은 여유 있음.
가끔 애를 뒤집어보면 바퀴나 이런데 머리카락 좀 낑겨있긴 하는데, 조금씩 청소해주는 건 모든 가전의 기본이므로 응당 해드려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치워드림.
(5) 물걸레 기능
그리고 대망의 물걸레! 기본 구성품에 들어있던 일회용 부직포 걸레 몇 장은 애진작에 다 썼고, 다회용 천 걸레를 쓰고 있다.
물걸레는 구세주님 전방 기준, 뒷부분에 장착되어서 쓸고 간 자리에 물을 살짝 발라주는 정도인데, 우리 집 걸레질 정말 안 한 바닥이라서 좁은 영역만 쓸고 다녀도 걸레가 시커매진다 ㅠㅠ 한참 로봇청소기 검색할 때 브라바 로봇청소기가 물걸레질을 아주 꾹꾹 눌러가며 잘 해준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이 아이는 그 정도는 아닌 듯.
물통 구멍으로 물이 새어나가며 걸레를 적시는 구조고 그것을 막을 수는 없어서 늘 장착해두기는 좀 애매하고, 평일에는 빼놓고 청소기만 돌리다가, 주말에 외출하기 전에 물걸레 끼워서 돌려놓고 나갔다 오면 집이 아주 반짝반짝 한 기분!
그리고 일회용보다는 확실히 천 걸레가 잘 닦이는데, 청소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물 흠뻑 적셔서 사용하면 물통 구멍에서 찔끔 찔끔 나오는 것보다 속 시원하게 닦을 수 있다.
총평
썰이 매우 길었는데 정리하면,
+ 퇴근하면 깨끗한 집이 기다려서 행복하다. 머리카락이 없다니!
+ 구세주님께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방바닥에 뭘 늘어놓지 않게 된다. 깔끔쓰.
+ 주말 청소가 더 이상 대청소 급이 아니라, 구세주님 못 들어가는 부분만 신경 쓰면 되므로 부담없음.
- 터보/최강 모드는 아직 안 써봤지만, 바닥에 깔린 천때기에는 밸런스 모드로는 부족하다.
- 내가 볼 땐 충분히 능력이 있는데도 쉽게 포기하고 걸려 있을 때가 있다. 의지 부족.
- 아이 있는 집, 가구 많은 집 등에서는 청소 영역이 제한적일 듯. (우리 집은 바닥에 거의 아무것도 없음)
- 물걸레질은 생색낼 정도로만 한다.
리스트로 적으니 단점이 더 많아보이지만, 장점에는 행복 가산점이 엄청 붙는다. 로봇청소기야 말로 돈으로 시간과 행복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강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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