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말 액티비티

2010. 2. 10. 17:26my mbc/cinéma



괜히 봤어, 괜히 공포영환데 보겠다고 했어;ㅁ;



#.
처음엔 무슨 연애학보고를 위한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


- 왜 남자는 여자의 말을 저렇게 지지리도 안 듣는가
- 왜 남자는 해결하지도 못 할 일을 해결하겠다고 큰 소리치는가
- 왜 남자는 하다하다 안 되면 결국 모든 상황을 여자 탓으로 돌리는가


물론 매번 뭔가 알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날 때마다,
마치 거미나, 쥐, 바퀴벌레 같은 게 나왔을 때, 속으로는 자기도 싫을거면서,
남자라서 담대하게 뛰쳐나가서 뭐든 때려잡아야 하는 입장이,
약간은 안쓰럽기도 했다.

하지만,
야 이놈아 니가 진작에 여친님 말씀 좀 작작 잘 들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거 아니야;ㅁ;

이건 뭐 남친이 완전 초딩임-_-



#.
이렇게 애원하는데 말 좀 들어라;ㅁ;



#.
보통 영화가 너무 무섭다 싶으면,

귀를 막아서 음악과 음향으로 인한 긴장을 없애버리고,
눈을 1mm만 떠서 나의 시야를 흐리곤 했는데,

이건 뭐 애초에 이렇다 할 으시시한 음악도 없고,
나의 시야는 주인공들이 녹화한 카메라 시선에 한정되었을 뿐 아니라,
애초에 뭐 그다지 선명하게 보이는 것도 없어서,

대체 귀를 막고 눈을 막는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ㅁ;


#.
내가 좋아하는 류의 공포영화는,
인간이 무서운 영화다.

귀신이나 괴물이 번쩍번쩍 튀어나와서 징그럽게 굴고 깜짝 놀래키는 것보다는,
그냥 등장인물 자체가 무서운 사람인 그런 영화.

가끔 등장인물이 무서운 짓을 할 때면,
기다렸다는듯이 으시시한 음악이 흘러나와 내 귀를 긴장시키고,

착한 주인공이 뭔가 알아내려는 양 슬금슬금 걸어갈 때의 그 카메라 시선은,
주인공의 등 뒤, 곧 나의 등 뒤에서 뭐가 덮칠 지 모르는 공포를 함께 느끼게끔 만든다.


그러나 이건,

뭔가 귀신의 한 맺힌 스토리를 들어주면 풀리는 이야기도 아니고,
얼굴 뭉개진 무서운 괴물이라 무조건 때려잡으면 끝나는 이야기도 아니고,
뭔가 등장인물이 너무 초인적인 존재라서 더 기분나쁘게 무서웠다;ㅁ;

굉장히 비현실적인 존재지만 다른 어떤 것보다도 있을 법 하달까.


#.
스토리는 뒤로 갈 수록 살짝살짝 예측 가능하고,
왠지 어디서 본 듯한 느낌도 들고,
어쩔 땐 에이- 이건 좀 너무 뻥 같다- 싶기도 한데,

그래도 찜찜하고 무서운 건,
이런 현상들과 존재에 대한 것들이 어떤 것도 정확히 확인된 바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스티븐 스필버그가 몇천만 관객을 다 홀리려고 이런 영화를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가슴 한 구석에서 알 수 없는 소용돌이가 막 휘몰아치는 그런 기분;ㅁ;


#.
어쩜 그런 연기들이 가능한지 살짝 궁금해진다.


#.
뭐야 이제보니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였던 게 아니라,
원래 감독인 오렌펠리를 고용해 마지막 10분만 재촬영 어쩌구저쩌구네.

정작 고생한 감독은 따로 있다.

완전 혼자 속았네-_-


10.02.07
옆관상영중인하모니노랫소리가새어나와더짜증나는
씨너스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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