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밤이 뒤집어졌다.
2010. 7. 4. 23:33ㆍjournal
주 2일씩만 일하고 산 지가 3주.
일 안 하고 노는 나머지 5일을 낮밤 뒤집어 자고 놀고 먹고 했더니,
당장 내일부터는 주 5일 근무가 시작되는데,
아직도 잠이 안 온다.
그럴 수 밖에.
새벽 해 뜰 때 잠들어서 오후 5시에 일어나,
나가서 슬렁슬렁 걷다가 영화 한 편 보고 들어왔으니,
나의 하루는 아직 7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걸.
어제 마담뻬항이랑 잠깐 앉아서 얘기하는데,
뻬항: 너 내 딸이랑 나랑 둘이 있다고 불편해 하지 않아도 돼.
밥도 해 먹고, 부엌도 쓰고, 티비도 보렴.
나 : 하나도 안 불편하고 괜찮은데요.
뻬항: 그런데 내가 딸이랑도 얘기한건데,
부엌에 너 먹는 것도 하나도 없고 요리도 안 하고.
나 : 아 요새 장을 볼 시간도 없고 뭐 해먹을 틈도 없었어요. 자느라고-_-
(얼마 전에 장 보고 식빵을 한뭉치 사다놨는데 그새 깡그리 상해있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대답했다)
뻬항: 그래 그럼 내일 낮에 별 일 없으면 같이 간단히 뭐 먹어도 좋겠다.
아, (뒤로 넘어가듯 웃으며)
니가 일어나야지. 그게 문제구나.
너 일어나면 혹시, 그럼 같이 뭐라도 먹자.
나 : 아..아하하.. 네. 감사합니다.
아 마담 뻬항 정말 친절하신 분 같아.
난 참 운도 좋은 것 같다.
여튼 요론 류의 대화를 나누고 나니,
정말 요 근래 내가 뭐하고 지내고 있었나 싶어졌다.
전에는 그래도 집에서 샐러드도 만들어 먹고,
일주일에 한 번씩 장도 보고 그랬는데,
요새는 뭔가 텅텅 비었어.
냉장고도 비었고,
머릿속도 비었다.
내일부터 주 5일제루다가 빡세게 9출6퇴하면,
저녁시간 알차게 보내고 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겠지.
p.s.
아 삼성에서 3일짜리 알바를 또 찾는다고 했다는데,
과장님이 친히 내 생각을 해주셔서,
결국 2일 알바 + 3일 알바 = 5일 알바 로 일하게 됐다.
이로써 빠듯했던 월급 문제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