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 16:00ㆍjournal
나는 그렇다.
늘 끊임없이 장난질에,
진지함이라고는 코빼기만큼도 없다.
특히 남자사람들이랑은 대화의 95% 이상이 장난질.
내가 거는 장난질도 악질이지만,
남자사람들이 나에게 거는 장난질은 순악질.
그래도 나니깐,
나 정도 되니깐 이 정도 장난도 치고 놀면서 친해지는거야- 라고,
그렇게 굳게 믿고 살았는데.
엊그제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쓰잘데기 없는 장난질에 신경전을 벌이며 놀다가,
갑자기 울컥- 해서 눈물이 쏟아질 뻔 한 걸 겨우 참았다.
대체 왜 나만 이 수모를 겪어가며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대체 내가 뭐 그렇게 만만한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허구헌날 놀려먹으면 너네는 재밌냐 싶기도 하고.
물론,
며칠간 지속 된 지독한 목감기를 앓고 난 뒤라 심신이 피로했던 탓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만약,
내가 가진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discour가 이 정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그래서 내가 가진 에너지가 부족할 때는,
이것이 도무지 견딜만한 레벨의 그것이 아니라면,
과연 내가 언제까지 이걸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고 또 누가 날 그렇게 막 대하나 생각해보면,
모두 애정을 동반한 장난질일 뿐, 악의가 있는 행동들도 아니었는데,
이런 포지셔닝으로 평생을 살아온게,
갑자기 서러워졌다.
한국으로 가고 싶다.
오랫동안 나를 알아왔고,
나의 표정 몸짓 하나에도 즉각 눈치를 챌 수 있는,
센스있는 지인들이 있는 그 곳.
비록 그 곳의 빡센 삶의 무게가 버거울지라도,
한 번의 만남과 거기서 이어지는 장난질이 그 다섯 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나에게 돌려줄 수 있는,
나의 포지셔닝이 최적의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그 곳.
오늘의 브금은 윤밴의 박하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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