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리스트
2010. 12. 28. 23:48ㆍmy mbc/ciné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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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의 감독 플로리안 헨켈(이하중략) 님과,
조니 뎁이라고 하니깐,
바로 선택.
졸리언니는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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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수상한 구석이 있는 졸리언니가,
왠지 억울한 표정의 순진한 조니 뎁을 작정하고 꼬셔서,
우여곡절 사고만발 에피소드를 겪는 이야기인데.
전반적으로는 아주 참신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평범하지도 않으면서,
영화가 적당히 귀염귀염하다.
게다가 파리에서 시작해서 베니스에서 끝나는 세트 아닌 세트 배경과,
졸리언니와 조니 뎁이라는 화려한 출연진이 있으니,
볼 거리만으로도 이미 별 두 개 먹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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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언니는 그냥 걸어만다녀도 길거리에 있는 모든 남자들이 침을 겔겔 흘리며 돌아보게 되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팜므파탈 유혹녀이시라 늘상 꼿꼿하고 도도한 자세를 유지한다.
반면 조니 뎁은 왠일인지 시종일관 약간 주눅들어 있는 듯 하면서 다소곳한 자세로 일관.
↑ 바로 저렇게 ㅎㅎ
앨리스나 캐리비안 해적에서 보던 조니 뎁은,
언제나 기상천외한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화려한 남자였는데.
오니기리 같은 헤어스타일로 아이라인 지워진 쌩얼을 내보이며,
순진무구한 표정을 하고 졸리언니한테 휘둘리는 그를 보고 있자니,
대체 이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뭔가 우물우물하는 듯한 말투와 그 목소리,
그리고 그 눈빛! 은 정말 조니 뎁 만의 것이어서,
결국은 그를 다시 한 번 사랑하게 되었으니,
그의 민낯에 실망했다기보다 좀 놀란 정도라고만 해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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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팜므파탈 졸리 언니는,
몸이 너무 마르고, 턱이 너무 각지고, 입술이 부르트고, 눈이 쑥 들어가서,
남자들이 그렇게 넋 나갈 정도로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쑥 들어간 눈에서 쏘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으신 분이시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음.
솔트는 안 봐서 모르지만,
원티드 때까지가 진짜 매력적이고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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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베니스의 전경 및 구석구석이 속속들이 비춰지는데,
그 수많은 빨간벽돌지붕들과 그 아래로 물이 흐르는 골목골목들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대체 대학생 때 댕겨온 호텔팩 유럽여행이 나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베니스도 갔었는데 기억에 남는 건 비둘기 밖에 없다.
내가 못 가 본 저 수많은 골목골목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을지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물론 그나마라도 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회였음이 틀림없으나.
내가 나중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엄마 나도 넘들처럼 한 달에 29개국 4만2천개 도시에 발만 찍고 오겠어요- 하면,
1) 그래, 비싼 비행기 타고 한 번 나가는데 최대한 많이 들르고 와야지 하고 보내준다.
2) 그러지 말고 한 군데만 콕 찍어서 진득허게 눌러앉았다 오렴 하고 보내준다.
3) 보내줄 돈이 없다. (엄마아부지 감사했어요)
정답은 3번.
미안하다 내 새끼.
아 잠시 얘기가 많이 샜는데,
여튼 영화의 배경이 무척 아름다우시다능거.
다시 여행하고 싶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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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강점은 두 주연배우이기도 하지만,
첩보액션과 멜로를 적당히 버무려 유머코드로 깨소금 친 그 발란스도 중요 포인트.
코미디영화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코미디영화스러워서 좋았달까.
후랑스, 이태리, 영국의 요원님들도 잔잔한 재미 주시는데,
여행가고 싶어서 낳지도 않은 자식새끼 걱정하다가 언급을 못 했네.
아 그리고,
조니 뎁의 꿈, 섹시하고 멋있음;ㅁ; 무슨 향수 광고 같아♡
27/12/10
@UGC les hal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