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2012. 3. 14. 08:48my mbc/cinéma



#.
게리 올드만이 너무 올드맨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58년생이시라고 하니 새삼 놀랍지도 않은 그의 올드맨 연기가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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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는 존 르 카레.
그의 다른 작품인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읽은 게 작년이었던가.

그러고보니 두 작품의 분위기가 비슷하다.
공통된 특징이라면,

1) 이러쿵 저러쿵 설명을 갖다 붙이지 않는 전개
2)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조용하고 무거운 기운
3) 화려한 액션의 첩보 스파이물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에서 계속되는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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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이 꽤 많은데,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감과 동시에,
등장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팅테솔스 역시 책을 좀 먼저 읽어보는 게 좋았을 법 하다.

게다가 우리의 올드맨, 전직 스파이 스마일리씨는 말이 많으신 분도 아니신지라.

그래도 이 빵빵한 출연진들을 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건 은근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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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재미있는 건,
스파이들이 모여서 일하고 있는 정보국 '서커스'의 사무실 모습이다.

여느 공기업과 다르지 않은 회색빛 사무실.
소위 수뇌부이자, 더블스파이일지도 모르는 그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 그 곳.

저렇게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 윗대가리라고 모여 앉아서 차나 홀짝거리며,
세계 안보가 걸린 업무들을 처리하고 있었다니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모습.



#.
두번째로 흥미로운 건,
사사로운 감정들에 영향을 받는, 의외로 냉철하지 못한 그들의 모습이다.

로맨스 찾다 삼대가 망해도 모를 리키 타르(톰 하디♡)
사랑하는 부인과의 좁혀지지 않는 거리로 괴로워하는 스마일리(게리올드만)
스파이짓하면서 걸릴까봐 진땀 빼는 피터 길럼(셜록ㅎㅎ)
알고보면 불법체류자인 에스터헤이스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닌, 절친으로부터도 떨궈진 남자 짐 프리도까지.

그들이 더블스파이를 그토록 찾아내려고 하는 이유가,
과연 온전히 '임무'라는 한 마디로 설명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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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엄청 빡세게 일하는 공무원의 애환을 그린..으읭..?



05.03.12
@미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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