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6. 16:09ㆍmy mbc/ciné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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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랑스 영화가 이렇게까지 회자된 적이 있었던가.
우리나라며 후랑스며 여기저기서 봤다는 사람들은 다 나에게 난리를 치며 강추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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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죄로 6개월간 감방살이를 한 뒤, 생활보조금으로 간간이 생활하는 드리스.
누구보다 자신의 가족들을 생각하지만 경제적, 환경적인 압박에서 벗어날 재간이 없다.
사고로 인해 목 아래 신체의 모든 감각과 움직임을 잃어버린 왕 갑부 필립.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잃은 그에게는,
이전부터 누려왔던 부유한 상류층 생활을 이어가는 지루한 나날 속에서,
그나마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펜팔 여자친구만이 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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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온 배경부터 즐겨 듣는 음악까지 어느 하나 일치하는 구석이 없는 이 두 남자가 만나,
서로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하기까지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억지 눈물 짜는 일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마냥 훈훈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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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스의 그림 그리기,
드리스의 철없는 여중생과 그 남자친구 혼내기,
드리스의 파티하기,
드리스의 경찰 에스코트 받기,
드리스의 클래식 음악 감상하기,
드리스의 오페라 관람하기 등등,
정말 배꼽빠지게 웃겨 미추어버리겠는 일화들이 계속해서 빵빵 터진다.
무엇보다도,
삶에의 의지, 그 안에서의 기쁨을 잊은 지 오래인 필립의 얼굴에 미소가 만연하게 만드는,
그의 그 넘쳐 흐르는 긍정의 에너지가 빵빵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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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과 교양으로 한껏 치장했지만,
결국 형식적인 인간관계 이상의 가치를 전해주지 못 하는,
각종 평판과 고정관념들 속에서 살아가는 닫혀 있는 사람들 속에서,
단순무식 동물같은 본능으로 움직이는 드리스와 그런 그의 에너지를 캐치해 낸 필립,
두 남자 모두 정말 대단한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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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사는게 어렵고 힘들고 귀찮고 짜증나고 답답하고 지겨운 것 같아도,
드리스와 필립 이야기 한 번 보고 나면,
그래 한 번 뿐인 인생 즐겁게 살아야 하느니.
22.03.12
@롯데씨티강남
p.s.
Omar Sy 흑형 간지나는 기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