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카이폴

2012. 11. 14. 11:26my mbc/cinéma

#.
카지노로얄도 퀀텀오브솔러스도 열심히 본 기억이 없는 내가,
왜 스카이폴에 꽂혔냐면 순전히 밀레니엄에서의 다니엘 크레이그에 반했기 때문인데,

사실 영화는 좀 실망.

#.
영화 오프닝크레딧부터 시작해서 초반부는 완전 멋있게 돌아가는데,
솔직히 중반 이후부터는 좀 흐물흐물해지는 느낌이랄까.

'난 아직 죽지 않았어' '구관이 명관이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뭐 계속 이런 간지로 힘들어도 버티는 그와 M을 보면서 오히려 마음이 짠하달까.

다이하드4의 브루스윌리스나, 미션임파서블4의 톰 크루즈 같은 경우,
배우들 자체가 너무 안쓰러웠다면,
여기는 내용 자체가 안쓰러움 ㅠㅗㅠ

#.
그리고 초반에 하필이면 터키 이스탄불에서 싸움질을 하는데,
본드가 내달리는 지붕 위가 테이큰2에서 아빠랑 딸이 내달리던 지붕이랑 똑같애서,
왠지 둘이 같이 달리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 좀 웃겼음.

이스탄불, 요새 괜찮나요?

#. 
영화를 볼 땐 몰랐는데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화려했던 조연들.

1번 섹시한 언니 나오미 해리스.
저 옛날 닌자 어쌔신에서 비랑 러브라인 형성했던 언니인데,
그 때는 B급 영화라 주인공도 B급이네 어쩌네 이런 평을 썼던 기억이 나지만,

이번에는 진짜 좀 레벨 업 되서 나온 듯.

2번은 뭐 엄청난 일을 할 것처럼 등장해서 사실 뭐 그닥 큰 일은 안 하고 들어간,
벤 위쇼.

얼굴이 너무 익숙해서 이 사람을 어디서 봤나 하고 찾아보니까,
2008년 나의 감동영화 리스트 베스트에 들어가는 아임 낫 데어에 나왔었네.

근데 기억은 잘 안 남-_- 다시 봐야겠다.

3번은 하비에르 바르뎀
이번 007에서 호러와 코믹을 담당한 하비에르 바르뎀씨는,
비우티풀에서 완전 개 터프한 마초 아빠로 분했던 분 아니신가.

연기 변신이 놀라운 배우 *_*


#.
여튼 내가 007 매니아가 아니라서 그런지 어쩐진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별로였음-_-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어웨이 위 고 (←클릭!) 만드신 샘 멘데스. 
이 분 아메리칸 뷰티, 레볼루셔너리 로드, 어웨이 위 고, 이런 거 하시다가,
왜 갑자기 007 하셔가지고 나를 이렇게 실망시키시는지 잘 모르겠다.

어웨이 위 고 2탄이나 만들어줬으면 ㅠㅗㅠ


#.
그래도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걸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일단 다니엘 크레이그의 찰진 근육과 매혹적인 눈빛을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감동 90% 이상을 책임진 Adele의 Skyfall 뮤직비디오(...오프닝 크레딧...) 때문이다.

영화 내용을 함축적 이미지로 풀어 낸 영상이 너무 감각적이고 노래도 너무 좋았음.
다시 감상해야지.

아 근데 오프닝 크레딧이 아니고 그냥 영화 장면 편집본이네... 실망 ㅠㅗㅠ


p.s.
그러고 보니 다니엘 크레이그의 밀레니엄도 오프닝 크레딧 간지가 작살이었지.


27.10.12
@메가박스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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