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0. 17:17ㆍ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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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 주에는 제주도로 휴가를 댕겨왔다.
매번 풍랑주의보를 만났던 지난 제주도 여행들과는 달리,
둘째날 아침의 폭우를 제외하고는 날씨가 아주 쾌창해서,
나의 염원 우도 관광도 했더랬지.
사진은, 파샤와 나의 뽀나스 여행경비를 챙겨주신 아부지의 센스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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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것도 많이 봤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쇠소깍에서 사마신 천혜향 주스.
아 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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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우도는 사실 몇 년에 걸쳐 기대했던 것보다 별 거 없었는데,
그건 아마도 칠경에 손꼽히는 무슨 이상한 동굴을 보러 내려갔다가,
말도 안 되게 징그러운 갯강구인지 바퀴벌레인지 나부랭이들 삼백만마리가,
내가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사사삭- 하고 퍼지는 광경을 목격하였기 때문이겠지.
너무 괴로웠음.
그러나 마지막에 회양 국수군에서 우도 땅콩 막걸리를 마시면서 기분 UP.
아 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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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휴가를 만끽하는 동안,
불쌍한 꼼수는 왼쪽 뒷발 첫째 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에 알 수 없는 피부병이 생겨서,
절대 핥으면 안 된다는 동물병원 의사의 엄명에 따라 넥카라를 씌워뒀었는데,
강철 같은 의지로 넥카라를 스스로 풀어제끼는 데 성공하였지만,
왠일인지 그 뒤로 꼼지한테 엄청 구박 받으며 살게 됨.
병원 냄새나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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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돌아와서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도 갔었는데 개 실망.
뭔가 재미있었지만 바다생물들이 너무 불쌍했고,
서울대공원 동물원 갔을 때도 느꼈는데,
시설이 너무 열악하고 조악하고 지저분해 보여서 마음이 아팠음.
게다가 해저터널인지 나부랭이는 너목들에서 화면빨 엄청 잘 받더니만,
알고보니 초 스몰 싸이즈라 왕 실망.
그러나 바다동물들 보는 거 신기하긴 신기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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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료나도 보고 구료나의 남편 유전자 99.9% 빼다박은 아들내미도 보러 갔다.
하얀 아기 피부에 미친듯이 대비되는 시꺼먼 나.
내 인생 최대의 시커먼 시절을 보내고 있는 듯.
여튼 뭔가 내 고등학교 절친이 애기엄마가 된 모습을 보는 것은,
신기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한 그런 경험이었다.
게다가, 아무리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라고는 하나,
저렇게 맹목적으로 나 하나만을 사랑하는 인간이 세상에 있다는 건 정말 신기해 보였음.
구료나는 말했지.
처음엔 초면이라 어색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면이래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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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가 병원에 다녀온 뒤로 갑자기 깡패질을 시작한 꼼지.
괜히 꼼수한테 화내고 으르렁대고 승질내고 때리고 쫓아낸다.
대체 왜 그러는건지 모르겠음.
어무이께서는 꼼수 씌웠던 넥카라를 씌워서 같은 고통을 느껴봐야 한다고 하시는데,
이게 무슨 춘향이 칼 씌우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ㅋㅋ 뭐 그렇게까지.
언젠간 다시 성격 좋아지겠지.
8월은 뭐니뭐니해도 나의 생일이 빅 이슈지.
(캘리그라피 초급반 수료자의 수려한 펜글씨가 적힌 봉투에!)
그리고 미디컴에서 맞이했던 언제나의 생일처럼,
야근을 오지게 한 뒤 회사사람들이랑 술을 마시러 갔지-_-
그리고 하루쯤 지나서 학교 선배들이 무려 밤 11시에 모여주기도 했다.
고마워요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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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장미뇽이 늙은 언니 셋을 집합시켜서 전주 시골집에 패떳을 찍으러 가기도 했는데,
술도 제대로 안 마시고 바로 뻗었다는.
내가 이번 달에 이렇게나 피곤해.
세상에 게다가 이 8월의 긴 근황도 적으려고 사진 모아둔 게 언젠데,
9월 중순을 바라보고서야 생각이 나서 올리네.
내가 이번 달에 이렇게나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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