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8. 17:24ㆍjournal
내가 Mr.Mood 어플로 매일매일 기분 그래프를 작성한 지도,
어느 덧 1년이 넘어간다.(작년 10월부터 시작했더라)
기분 어플의 가장 중요한 점은,
나의 기분이 안 좋은 채로 지나는 날들이 연속적으로 길어지면,
뭔가 나의 인생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뜻이므로,
문제점을 발본색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 좋다- 뭐 이런건데.
난 최근 몇 개월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으나,
그걸 발본색원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던 게 함정.
그래프를 보니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9월의 그래프>
<11월 최근의 그래프>
대행사을녀로 살아가면서 이토록 회사일로 나의 인생이 좌지우지 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니 지난 8월 말부터 최근 사이에 잃어버린 게 너무 많았다.
오케스트라, 영화, 저녁 약속, 머리털, 여유...
대신 얻거나 늘어난 게 있다면,
울화통, 승질머리, 욕지거리, 짜증, 뒷담화, 맥주...
이 기분 나쁜 와중에 그나마 기분 좋았던 날들은,
남자친구나 친구들, 가족들이 심사 뒤틀린 나를 우쭈쭈 해준 좋은 날.
그나마 최근 들어 다시 기분이 나아지고 있어 천만 다행이다 ㅠㅗㅠ
여튼 이렇게 기분어플로 인생을 복기하니, 심증만 있었는데 물증이 나온 셈.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는 너네가 너무 심했다.
나는 본디 일과 인생을 구분하지 않고, 공과 사를 버무려 살아가는 타입인데다,
열심히 일하는 커리어우먼 코스프레를 즐기기까지 하는,
멍청한 본투비 대행사을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온 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몇 달이나 살아가게 하다니,
이번에는 너네가 너무 심했음.
내부의 너네와 외부의 너네가 모두 너무 심했음.
제발 다가오는 2014년에는 조금 더 행복하게, 일하는, 인생이었으면 좋겠다.
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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