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나의 뿅닷컴 도메인이 사라질 지경이 되도록 신경도 못 쓰는 삶,
한 달에 두 세편 넘게 보던 영화를 한 편도 못 보고 사는데다가, 영화평 쓸 생각도 안 하는 삶,
한 달에 한 권도 채 못 읽던 책을 이젠 뭐 읽어볼 생각도 안 하는 삶,
맛있는 걸 먹으면 페이스북에 사진이나 올리고, (덧붙일 멘트도 없어서 그냥 사진만)
잡생각이 들면 트위터에나 찌끄리면서,
장문의 글을 써 본 적도 없이, 써 볼 생각도 없이,
그렇게 그냥 닥치는대로 주어지는 시간을 소비하는 삶,
그런 삶을 살고 있는게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그러나 나만이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니고,
나보다도 빡센 삶을 살면서 자기만의 여유나 취향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냥 내가 아직 나만의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일 뿐,
나에게도 뭔가 이들의 균형을 찾고, 기쁨을 늘려가는 방법이 있을거라고 믿으면서,
근황도 아닌 트윗 모음 따위를 모아 올려본다.
[뿅닷컴]shignon’s tweet weeks 2014-07-31 유희견 너무 웃겨 ㅋㅋㅋㅋㅋㅋ이번 주에는 (그럴 시간도 없겠지만) 퇴근하고 바로바로 집으로 들어가기로 한다일주일에 네번 술을 마시고 여덟번 힘들다 하고 여섯번의 후회를 해줘엉.전날 밤에 머리 감고 자서 다음 날 화장을 포기하고 맥시멈까지 누워있다가 출근하는 지경이 한 달만에 찾아옴.그리고 역시 한 달 만에 부모님 배송 찬스 쓰기 시작.살다보니 세 방향에서 오는 세 대의 택시가 나를 노리고 뱅글뱅글 돌며 춤을 추는 아름다운 광경을 다 보네.내가 선택한 택시는 교통의 오지로 간다.운널사 쎄라 완전 짜증나는 스타일인데 걔네 엄마가 난리치는 거 볼 때마다 그냥 불쌍하기도 하고. 그래도 짜증남.쎄라야 이렇게 뻔히 들통날 거짓말은 왜 하는거임.달팽아 개똥아 담아연희동에 있는 까페도 슬슬 소개팅 장소로 떠오르는구나. 뒤에 있는 소개팅 컵흘 대화 내용 자꾸 들린다 들려. 남자 목소리가 뭔가 티비에 나오는 사람 비슷해서 귀에 쏙쏙 들어오지만 너 재미없어.보통 취객이 난동 부릴 땐 상대방을 위해 경찰을 불러줄 수 있는데, 취객이 경찰한테 난동을 부릴 땐 누굴 불러야하나. 불쌍한 경찰 아저씨들 힘내요.북유럽 어딘가로 추정되는 나라에서 일을 하기로 되어있어서 정말 예쁜 유럽거리에서 사진도 찍고 그 와중에 국경문제로 도로명주소가 두 개 언어로 각각 붙어있는 것도 확인했던 꿈.나는 무슨 신부님 같은 사람이 있는데서 일하기로 했는데 내가 하는 일은 그 사람한테 사람들이 보내 온 편지를 읽어주고 그 사람이 말하는 해결책을 알려주는 것이어서 첫 번째 사연을 읽어주려는데 그 신부님이 알고보니 한국말을 엄청 잘한 꿈.사연의 주인공은 세명의 부인이 있는 남자랑 (신부가 만나지 말랬는데도 만나는 바람에) 결국 헤어지고 남은 두 아들 중 한 명이 무슨 범죄자여서 사형급 처벌을 받았다는 고민 사연을 보냈고 난 그 집 사람들 앞에서 그 편지를 읽었던 꿈.아 그리고 내가 살게 된 동네는 길만 건너면 나 옛날 실제 살던 아파트 단지에 있던거랑 똑같이 생긴 상가 건물에 유럽식 간판이 막 달려있는데 그게 코리아타운 이라고 했던 꿈.신부님이 그 동네보다 조금 멀어도 더 좋은 동네로 옮기게 해준다고 했는데 꿈에서 깼다.29cm랑 ize랑 트위터 웹버전은 회사에서의 웹서핑 필수코스였는데 요즘 회사에서 너무 바쁘니까 클릭도 못 해봄.당이 땡겨서 투썸 다크초콜릿쿠키 넙적한걸 다 먹었더니 속이 니글니글하고 머리가 아파서 떡볶이가 먹고 싶다.내가 볼 때 개념없는 사람도 그 사람이 볼 때 개념없는 사람 때문에 힘들겠지.그게 나는 아니길...어제밤에 아부지가 "내일도 회사 데려다줄게" 하셨는데 호기롭게 "괜찮아요" 하고 오늘 아침에 "아빠아..." 하면서 8시에 인났다.사장님이 우리 집에서 피피티도 만들고 비디오 게임도 하고 지도책 보면서 서울 지리도 뒤져가며 놀다가 가셨는데 나중에 다른 팀원이 전화해서 사장님이 제안서 너더러 다 쓰래 하길래 뒷목 잡고 쓰러진 꿈.남자는 칫솔 들 힘만 있으면 어쩐다는데 나는 아침마다 칫솔 들 힘도 없어서 팔이 흔들흔들 사지가 흐느적 흐느적.나는 한 번 잠들면 깨울 때까지 안 일어나는 사람인데 한 달 넘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너무 혹사 당하고 있어.잠 못 자게 하는 게 왜 고문인 줄 알겠다 ㅠㅗㅠ화장도 못 하고 출근해서 아침부터 발표하다가 목이 잠겨 꺽꺽대면서 밤샌 거 엄청 티 냄.연애의 발견!삭신이 쑤싯쑤싯.성준은 맨날 저런 캐릭터. 말도 안 되는 캐릭터인데 뭐 이렇게 멋있어 ㅠㅗㅠ일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보람 찬 삶을 살고 싶다.침대 머리맡에서 걸레가 말라가는 줄도 모르고 꿈을 막 30부작으로 꾸고 인났더니 목이 아파 죽겠다. 더러워라.내가 시킨 택배가 내 동네 근처에서 출발해서 가산을 지나 용인허브까지 옮겨가고 있는 걸 지켜만봐야하다니. 대체 왜 거기까지 댕겨오려는거야.사무실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 라디오 틀어놓고 일하니까 좋은데 싫으다.배고파 오늘 쌀을 한 톨도 못 먹었네.생일이 별거냐 하면서도 뭔가 사무실에서 혼자 00:00 을 맞게 될 거라 생각하니 쌉싸롬 하구만.야근하면 상사 컨펌 하에 담날 늦게 와도 봐준다. 내일은 열시 출근 컨펌 완료.뭔가 조련 당하는 기분이다.컨펌이고 나발이고 내 멋대로 출근하면서도 눈치 안 보고 살았던 지난 날을 반성합니다 라고 할 줄 알았니 흥겨우 잡은 택시가 모범이라 그냥 탔는데 모범택시라 그런지 차도 좋고 기사님도 점잖게 난폭운전.세일한다고 신나서 산 완충 네 번 된다는 보조배터리가 패드 미니보다 무거운 건 함정.장나라 얼굴이 다 가려지는 엄청난 사이즈. [pic] — 아이스버킷 지목 당했다.당했다 라고 표현해서 그렇지만 사실 정말 그런 기분이다. 뭔가 하기도 안 하기도 뭣한 불편한 느낌.난 빌도 아니고 마크도 아닌데 내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을 찍어 올리고 다른 누구를 지목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하지만 뭔가 지목 당하지 않았다면 아이스버킷이니 루게릭이 어쩌구 하면서 실제로 기부를 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그리고 다들 바쁘게 사는 와중에 이렇게나 열심히 참여하는 것도 대단하지. 사실 난 지목 받은 것도 이틀만엔가 알았어.샤넬 뭐시기의 정신이 sns며 네이버 메인이며 광고 돌리고 뿌리고 하는 걸 보면 저런 걸 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거 알리자고 저 돈을 다 쓸 수 있다는게 부럽다.6시 이후로 비생산의 끝을 달리는 업무만 3시간을 하고 나니, 원래 이 3시간을 포함하여 한 6시간 정도 하려고 계획했던 모든 것들을 내던지고 싶어졌다.엄청 초 시끄러운 까페의 소음을 뚫고 나오는 데시벨로 아하아아잉 하면서 남친에데 애교를 부리는 여자가 있는데 그 때마다 이 공간 속 다른 여자들의 신경이 그 쪽으로 쏠리는 게 느껴진다.저녁시간인 6시 전후에만 살짝 조용하더니 밥 먹고 다들 까페를 찾는 이 시간은 또 다시 시장통.이번엔 셀카봉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전원주 데시벨로 웃으며 즐거워 하는 무리가 있다.어디에나, 언제나, 한 그룹 씩은 꼭 있는건가보다. 좌중을 압도하는 독보적인 데시벨.담엔 그냥 연희동에 있어야지. 신촌 시망.멀쩡히 있던 까페 통유리를 열어제끼는 바람에 이제 외부의 소음 공격도 가세. 슬픈 건 지금 무슨 롹 공연 같은게 한참 진행중이라 까페 의자까지 진동 온다는거.아 결국 동네에서 되찾은 마음의 평화.본인이 워싱할 문서가 아니라면 피피티 만들 때 그냥 기본틀 잡고 텍스트만 얹어줬으면 좋겠다.그림자 효과에 뭐에 이것저것 섞어놓고 스마트아트 엄청 쓰고 이 도형 저 도형 그룹화 엄청 지어두면 편집할 때 개불편.성시경 유세윤 알차장이랑 어딘가의 부대찌개 집에 들어가서 알차장이 직접 요리해주는 걸 기다리고 있던 꿈.알차장이 부추를 자르면서 나한테 또이또이 알아요? 하길래 똔똔? 했더니 응 부추를 같은 크기로 잘라줘야한다고 하면서 막 부추를 썰었던 꿈.특별요리를 보여준다고 버터덩어리를 가스버너 위에 직접 올렸는데 당연히 버너 위에서 버터가 막 녹아 흘러내리기 시작하고 나는 알차장한테 이건 쁠라끄가 아니라 그냥 가스렌지잖아 지금 버터 다 녹아 내려간다 하고 설명해준 꿈.결혼식장에서 아빠 손을 잡고 입장하려는데 딴딴따단 노래가 안 나오고 무슨 팝송 같은 게 나와가지고 처음엔 뭐지 하면서 흥겹게 춤추면서 들어가다가 생각해보니 한 번 뿐인 결혼식에 조신한 신부인 척을 못 해본 게 억울해진 꿈.그래서 들어가다말고 결혼식장 뒤편에서 유니폼들 입고 음향 처리 하고 있는 언니들, 마치 요즘 피부과 같은 데 가면 이리 오세요 저리 가세요 하는 언니들 같은, 그 분들한테 엄청 따진 꿈.근데 그 언니들 중 한 명이 엄청 싹바가지가 없게 대답해서 내가 넌 뭔데, 이 분은 뭐하는 사람이에요. 아 됐고 이 사람이랑 얘기하기 싫고 다음 분. 하면서 엄청 나도 덤볐으나 속으로는 우와 나 이럴 때 진짜 못 덤비는데- 라고 생각한 꿈.여튼 그러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태양이 알고보니 내 지인의 친구여서 와서 콘서트 해줘가지고 웨딩 드레스 입고 방방 뛰면서 오예 내 결혼식 짱이다 라고 생각한 꿈.그리고 왜인지 모르지만 중간에 우리 엄마도 무대에 올라갔는데 첨엔 웅성웅성 뭐지뭐지 하다가 갑자기 엄마가 쇼미더머니급으로 랩을 잘해가지고 다들 난리난 꿈.고양이 스케일링 해줘야 될 것 같은데 전신마취 안 하면 방법이 없다고 하니 영 엄두가 안 난다 ㅠㅗㅠ애기들 마취하고 축축 늘어지는 거 보면 정말 무섭고 슬픔 ㅠㅗㅠ어제는 회사 앞 버스 정류장에서 미친 놈처럼 힐끗대면서 옆에 앉는 아저씨가 있더만 오늘은 가로수길 끄트머리 가는 몇 분 좀 같은 보폭으로 걸었다고 노래 같이 듣자며 말을 걸고 붙잡는 미친 놈이 있네.하도 결혼 임신 출산 한 분들이 주위에 많아서 긍가, 진청 백팩을 친정 백팩이라고 읽는 지경취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뿅닷컴]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