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28. 15:34ㆍvoyages en étranger/asie du sud ouest
나트랑 여행 1일차가 밝았다.
인천공항에서 10시 즈음 출발해서 현지 시간으로 1시 15분에 도착하는 비엣젯 항공을 탔다. 아침부터 사람이 많더라니 240석이 모두 찼다. 다들 모바일 기기에 영상 저장해 와서 보면서 가던데 사전에 아무 준비 안 하고 탑승한 나는 졸다가 심심해하다가 졸다가 지겨워하다가 하면서 5시간을 겨우 보냈다.
깜란공항 짐 찾는 곳 근처에 위치한 환전소들은 경쟁이 치열하다. 너도 나도 언니 오빠를 외치면서 자기네들 환전소를 이용하라고 호객을 하기에 눈 질끈 감고 발길 닿는 곳 아무데나 갔는데 가격은 모두 똑같았다. 이 날은 100달러에 2,225,000VND를 받았다. 첫번째 미션인 픽업 차량 비용을 결제할 베트남 동VND 이 생겼으니 당당하게 공항 밖으로 나섰다. 베트남 나트랑 바깥 공기의 첫 느낌은 생각보다 훅- 들어오는 후끈함은 아니었다. 언젠가 태국 방콕에 갔을 때 청바지가 내 다리를 휘감아치며 옥죄어오는 후끈함이 기억난다. 확실히 그 정도는 아니었음.
처음 이틀을 묵을 르모어호텔(Le More)에는 호텔스닷컴을 통해서 미리 항공기 편명과 도착 시간을 알려주고 픽업을 요청해 두었더랬다. 그들은 일정을 확인하고 픽업 코드를 알려주면서 300,000VND를 불렀다. 나트랑 도깨비 까페 같은데서 대충 검색했던 가격이랑 크게 차이나는 것 같진 않았고, 실제로 나중에 이용한 그랩이랑 비교해도 저렴한 가격이었다. 깜란 공항에서 밖으로 나가면 3번 기둥 쪽에 City Shuttle Bus 라고 쓰인 곳 근처에 내 이름이랑 픽업 코드가 적힌 종이를 들고 기사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했고 그것은 정말 안심 되는 일이었다. 왜냐면 바깥에는 미리 픽업 나온 사람들 뿐 아니라 현장에서 호객하려는 택시 기사들이 담배를 피우면서 치열한 경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픽업 차량 기사님은 호텔까지 약 30분 걸리는 여정 동안 본인이 직접 예약 받는 섬 투어랑 특정 식당 홍보를 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친절한 분이었다. 물론 그의 추천 코스를 이용할 일은 없었다.
르모어 호텔 프리미어 더블룸은 2박 9만 8천원에 예약했는데, 가성비가 정말 뛰어났다. 방도 넓고, 은근한 바다 전망도 좋았고, 욕조 딸린 화장실은 물도 콸콸 나왔고,
(나트랑 여행 준비물에 필터 교체형 샤워기 헤드 꼭 언급되던데 나는 샤워기 갈아끼우지 않고도 다행히 별 문제 없이 잘 지냈다) 호텔 위치까지 너무 완벽했다. 동행인이 검색해 둔 맛집들을 찾아 이리 저리 돌아다닐 때는 우리 호텔을 이정표 삼아 방향을 잡기도 좋았고, 길바닥에서 급하게 화장실을 찾아야 할 때도 우리 호텔이 구세주처럼 사정거리 안에 버티고 있어서 정말 안심됐다.
무엇보다 르모어호텔 바로 앞 길 건너에 CCCP Coffee 매장이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다. 아침 일정 시작할 때마다 한 잔씩 테이크아웃 해서 나갔다. 콩까페, 안까페, 하이랜드 커피 다 가봤지만 cccp 에서 마시는 코코넛 커피가 제일 맛있었다. 나트랑 최애 까페 등극! 별 10개 주고 싶은 마음으로 5개 💛💛💛💛💛 드립니다.
나트랑 첫번째 식사는 촌촌킴에서 했다. 호텔에서 도보 10분 정도 거리라 코코넛 커피 마시면서 가니까 금방 도착했다. 촌촌킴은 말하자면 베트남 가정식?을 파는 가게인데 한국인들에게 유명하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인 손님이 제일 많아 보였고, 그 거리에서 유일하게 안개물을 분사하며 냉방에 신경 쓰는 깨끗하고 모던한 식당이었다.
원래 시키려던 음식은 재료가 없는지 안 된다고 해서, 돼지양념불백 같은 메뉴랑 새우구이 같은 거랑 모닝글로리를 시켰는데 솔직히 새우는 그냥 그랬다. 이 날 이후로 새우요리는 안 시켰음. 돼지양념불백도 맛있긴 했는데 막 “우와 이것이 바로 베트남 가정식이란 말인가!”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나마 모닝글로리는 풀떼기 안 먹는 동행인의 젓가락도 춤추게 하는 버터 갈릭에 제대로 볶은 맛이었음. 아침 10시 비행기 타러 나와서 나트랑 시내까지 도착한 긴 시간 동안 코코넛커피 빼고 먹은 게 없었기 때문에 시장이 반찬이다 하고 먹었을 수도 있으므로 별 3개 💛💛💛드립니다.
다음 코스인 마사지를 위해서 나트랑 센터 쪽으로 이동하다가 골드코스트 쇼핑센터에서 롯데마트를 발견했다. 나트랑 도깨비 까페에서 롯데마트 쇼핑했다는 후기가 많아서 도대체 왜 그런가 궁금했는데 실제로 가보니까 한국 마트랑 똑같아서 편한 느낌이었음. 첫 방문에서는 그냥 (예쁜) 물이나 한 병 사고 구경하다가 나왔지만 사실 그 뒤로 겁나 자주 갔음.
나트랑 센터 앞 오토바이들이 떼로 달리는 죽음의 매드맥스 8차선 쯤을 건너면 나트랑 해변에 도착하는데, 쉐라톤 인터컨 같은 큰 호텔들도 다 이 바닷가 앞에 자리잡고 있다. 어스름한 저녁에 도착했더니 푸르스름한 하늘과 바닷빛이 예뻤다. 하지만 실제로는 막 들어가서 놀고 싶을 정도로 깨끗한 물도 아니고, 모래사장도 그렇고 좀 비위생적이긴 했다. 그러나 놀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너무 즐거워보여 구경하는 맛이 있었음.
첫 날 마사지는 나트랑 센터 3층에 있는 코코넛 스파에서 받았다. 90분에 480,000VND이니까 2만 4천원 꼴인데 진짜 최고의 마사지였음. 첫 날은 적정 팁 계산을 할 줄 몰라서 바보 같이 1달러를 드렸는데, 알고보니 90분이면 3달러(75,000VND) 정도는 드리는 게 룰이라고 함. 나트랑에서 가장 최고의 마사지를 받았는데 1달러라니.. 부끄러운 나의 과거.. 어쨌든 이후 두 군데 정도 다른 스파도 가봤지만, 여정의 마지막 날 코코넛스파로 돌아왔을 정도로 아주 좋았음. 물론 어떤 마사지사를 만나느냐에 좌우되기는 하지만 평타 이상이라고 생각함. 별 5개 💛💛💛💛💛 드립니다.
저녁 식사는 동행인이 나트랑 최애 맛집이었다고 극찬 하는 껌땀 스언꾸에에서 먹었다. 도무지 메뉴판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노크티비라는 블로거 분의 포스팅을 찾아서 주문했다. 요약하자면, 일단 껌땀이 밥, 갈비뼈 붙은 스언꾸에랑 시키면 밥과 고기가 기본인 거고 거기에 추가되는 메뉴를 이해 하면 되는데, Op la는 달걀후라이니까 시키면 좋고, Cha는 달걀 찜 같이 생긴 비주얼인데 고기가 섞인 거라고 했다. 동행인은 잘 먹었는데 나는 쏘쏘. Bi는 돼지껍데기를 파채마냥 채 썰어서 내놓은 것인데 쫄깃한 식감 때문에 먹는 것 같았음. Suon them은 느낌 상 고기 추가인 것 같아서 시켜봤는데 정말 고기만 한 접시 더 나왔다. 김치는 난데없이 달콤했음.
동행인이 검색해 본 바에 의하면 나트랑 식당 바닥에 사람들이 쓰고 버린 휴지가 많이 떨어져 있을 수록 맛집이라는데 그렇게 치면 껌땀스언꾸에는 초 대박 맛집 수준이었음. 음식은 맛있었는데 솔직히 위생 상태 때문에 마음 편히 즐기지는 못 했던 것 같다. 원래 더 양껏 먹을 수 있었지만 뭔가 먹을 때 기분이 안 좋으면 꼭 배탈나는 스타일이라 더 안 먹고 참았다. 그러나 다음 날 갔던 가게 생각해보면 또 그렇게까지 더러운 편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ㅋㅋ 알 수 없는 나트랑 식당의 위생 레벨.. 어쨌든 맛있었음. 별 4개 💛💛💛💛 드립니다.
저녁 이후 마지막 코스는 브이프룻의 아보카도 아이스크림. 껌땀 집에서 르모어호텔로 돌아가는 길목에 위치한 가게는 정말 말 그대로 문전성시였다. 가게가 3층? 정도 건물을 쓰고 있긴 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 보여서 안에 들어가 앉을까 고민은 1도 안 하고 바로 싸서 나옴.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하면 메뉴판 가격보다 살짝 싸게 해준다. 아보카도 아이스크림은 진짜 신기하게도 아보카도 & 아이스크림 맛이었는데 뭔가 오묘하게 맛있었다. 평소 아보카도를 싫어하는 동행인이 왠일로 아보카도 아이스크림은 맛있다며 엄청 흥분해서 먹는 게 좀 신기했다. 왜냐면 나는 평소 아보카도를 좋아하는데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더 취향이었음 ㅎㅎ 나트랑 아니면 못/안 먹어볼 특색 있는 맛에 별 4개 💛💛💛💛드립니다.
이렇게 나트랑에서 먹부림한 1일차가 끝났다.
나트랑 1일차 총 지출: 1,834,500VND
- 르모어호텔 공항 픽업 300,000
- CCCP 코코넛 커피💛 48,000
- 촌촌킴 280,000
- 롯데마트 19,000
- 코코넛스파💛 960,000
- 껌땀 스언꾸에💛 160,000
- 브이프룻💛 6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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