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4. 15:36ㆍvoyages en étranger/asie du sud ouest
대성당 앞 까페에서 여유롭게 쉬는 동안 나뜨랑 도깨비 카페에서 보고 등록한 제이스파 카톡을 통해 오후 2시에 제이스파 마사지를 예약해뒀더랬다. 알찬 오전 시간 끝에는 땀에 쩔고 피곤한 육체만이 남았기에 우리는 제이스파랑 한 두 블록 거리에 있는 우리의 본거지 르모어호텔에 들어가서 잠시 재정비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난데없이 오후 1시였기 때문에 르모어 호텔 수영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 켠에 위치한 바bar에 그냥 호텔 직원 한 분이 심심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수영장이 큰 편은 아니었지만 우리끼리 전세낸 듯이 놀기에는 딱 알맞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수온도 적당해서 짧고 굵게 잘 놀았다. 시내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사람 없는 틈을 노려 쿨링 타임 갖는 것도 좋을 듯.
제이스파는 가격이 좀 높은 편이었는데 카톡으로 예약하면 30% 할인가에 해준다고 했다. 그래도 가장 고사양(?) 스페셜 마사지가 90분에 36달러, 1달러 23,000VND 기준으로 82만동이니까 할인해도 한 사람 당 거의 58만동씩 낸 것 같다. 대신 시설은 이 전후에 간 어떤 스파보다 고오급진 스타일이었다. 일단 건물 입구부터 젠~ 한 느낌 주는 돌다리 놓고, 리셉션에서는 아로마 고르면서 무슨 문진표(?!) 같은 거 적는 동안 물도 내주고, 마사지 받는 공간도 샤워시설까지 방마다 다 따로 갖춰진 프라이빗한 스타일이었다.
근데 결정적으로 마사지를 잘 못 함. 물론 마사지사에 따라 다 다를테니 우리 경험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동행인과 나 둘 다 별로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연륜에서 오는 포스를 풍기기엔 다소 어리지만 친절 & 성실한 마사지사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물락조물락 열심히 해주는 분위기? 마사지 자체보다는 제이스파 입장부터 퇴장까지의 모든 순간을 한국 돈 3만원 남짓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장점인 듯.
스파를 마치고 나와 향한 곳은 반쎄오 gion 79 (뭐라고 읽어야 할지 모르것다). 나트랑에 반쎄오 맛집으로 유명한 가게들이 좀 있다는데 동행인이 느낌적인 느낌으로 골랐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너무 잘 먹었고 깨끗한 경험이었음.
맛도 맛이지만 정말 나뜨랑에서 위생점수 100만점 줄 수 있는 가장 깨끗한 가게였다. 아마도 어린 손주를 둔 할머니가 딸과 함께 그 공간에서 지내면서 장사를 하시는 것 같았는데, 할머니가 한글이 적힌 메뉴판을 손님 갖다주라고 시키니까 어린이가 엄청 쑥스러워하면서 도망치면서도 몰래 숨어서 손님 구경하는 그런 귀여운 상황도 있었다 ㅎㅎㅎ 여튼 그런데 정말 모든 식재료가 다 깨끗하고, 피쉬소스 통도 깨끗하고 피쉬소스 통 안에 들어있는 국자도 깨끗하고, 채소도 깨끗하고, 식탁도 바닥도 의자도 컵도 모든 것이 새 것이고 깨끗했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인건지, 아니면 최근에 새단장을 하신건지 어쨌든 정말 미치도록 깨끗했다. 너무 행복했음 ㅠㅠ
반쎄오 먹는 법은 가게 주인이자 할머니로 보이는 분이 바디랭귀지로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올라가 있는 해산물은 개취에는 좀 안 맞았지만 (동행인은 곧잘 먹었고) 채소를 수북하게 올려서 월남쌈에 싸서 소스에 담가 먹으니, 튀기듯이 부친 기름진 요리인데도 아삭아삭 신선하고 맛있었다. 나중에 시내 돌아와서 다른 식당의 반쎄오를 먹어봤는데 거기서 먹을 때 이 집 너무 그리웠음. 위생 점수 더해서 별 다섯 개 드립니다. 💛💛💛💛💛
다음 행선지인 저녁 먹을 식당에 반쎄오 먹자마자 바로 갈 수는 없어서 ㅎㅎ 정신 없는 시내를 또 조금 걸어서 콩까페 커피를 맛 보러 갔다. 에어컨이 나오는 가게를 무조건 가야된다고 해서 열심히 찾아갔는데, 확실히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보였다. 코코넛 스무디와 코코넛 연유라떼를 시켜보았지만, 사실 CCCP 커피가 더 맛있었다. 콩까페는 그 시끄럽고 더운 시내 한복판에서 에어컨 바람 맞으면서 조용히 쉬기에 적합한 공간이었음.
까페에서 나와 억지로 산책을 하면서 배를 꺼뜨린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바토이로 향했다. 촌촌킴에 이은 또 하나의 베트남 가정식 식당이라고 했다. 촌촌킴은 솔직히 오 이게 베트남 가정식이로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주진 않았는데, 여긴 무려 Vietnamese Grandma’s Taste 할머니 손맛을 자랑한다고 하니 좀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음식은…! 촌촌킴보다 훠어어얼씬 맛있었습니다. 일단 모닝글로리 한 입 먹었을 때 진짜 미쳤다고 생각했음. 돼지갈비를 튀긴건지 졸인건지 하여간 양념한 메뉴도 맛있었고, 볶음밥도 꼬슬하니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고, 짜조의 모습을 한 새우튀김도 진짜 맛있었다. 이 모든 음식이 맥주를 부르는 맛이라 타이거 맥주를 시켰는데 정작 맥주는 밍밍하니 맛이 없었습니다. 어쨌든 너무 배부르고 맛있게 잘 먹었기에 별 다섯 개 팡팡! 💛💛💛💛💛
밥을 잘 먹고 맥주 맛이 아쉬워서 찾아간 브루하우스. 바토이에서는 도보로 꽤 걸리는 거리지만 배가 부르니 다시 한 번 걸어볼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인력거를 한 번 타보기로 했다. (전날까지는 인력거 누가 타냐고 했음) 이런데서 가격을 후려쳐서 부르는데 당하지 말라고 하기에 눈이 마주친 인력거 기사님께 얼마냐고 했더니 5만동을 불렀는데, 이틀 동안 그랩 한 번 안 잡아 봤던 우리는 인간이 페달을 밟아서 우리를 이동시켜주는데 한화 2500원이면 너무 싸다면서 흔쾌히 오케이 했고 (흥정 없이 부르는 대로 줄 거면 값은 왜 물어봤는지) 나중에 그랩 잡아보니까 보통 그 정도 거리면 3만동 들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5만동이나 주고 탄 호구들의 인력거는 뭔가 100% 인력은 아닌 것인지 겁나 빨랐고 ㅋㅋㅋㅋㅋ 시원하게 달려서 루이지애나 브루하우스에 도착했다.
루이지애나 브루하우스는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이 단체 여행 와서 회식도 하고, 신나게 먹고 마시는 분위기인 것 같았는데, 사실 음식이나 맥주는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우리가 앉은 모래사장 쪽 테이블은 테이블 간격도 있고 (바닷바람인 줄 알았지만 대형 선풍기였던) 바람도 불고 해서, 수영장 같은 걸 둘러싸고 앉은 테이블보다는 코로나 걱정도 덜 하고, 붐비지는 않지만 더워보이는 실내보다 쾌적할 것 같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맛 없는 맥주와 안주를 먹으면서 사람 구경 실컷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별.. 2개 줄까… 어쨌든 뭐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즐겼으니 1개는 심하고 2개 정도 드립니다. 💛💛
배도 부르고 해서 해변길을 따라 쭉 걸어서 시내 중심가로 돌아왔는데, 해변에는 루이지애나 말고도 모래 사장 위에 빈백 올려놓고 노래 신나게 틀어주는 클럽 분위기의 맥주 펍들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밝은 대낮에 가서 보면 절대 거기 앉아서 놀고 싶지는 않아짐… 애니웨이 해변가에 쭉 놓인 평탄한 보도블럭 인도를 따라 걸어 돌아오니 오토바이 신경쓰지 않고 산책할 수 있어서, 이 때야말로 바닷바람 맞고 참 좋았다.
오는 길에 과일주스차에서 수박주스도 하나 사마셨는데, 그건 맥주보다 훨씬 맛있었음.
이렇게 배부르고 더웠던 둘째날도 끝이 났다.
나트랑 2일차 반나절 지출: 2,186,200VND (하루 총 지출 2,547,200VND)
- 제이스파J Spa 1,297,000
- 반쎄오 79 💛 50,000
- 콩까페 75,000
- 바토이💛 399,000
- 겁나 빠른 인력거 50,000
- 루이지애나 브루하우스 290,000
- 길거리 수박주스 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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