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1. 11:12ㆍvoyages en étranger/asie du sud ouest
넷째 날 아침이 밝았다.
전 날 비 맞고 너무 고생해서 분명히 잠들기 전에 남편이 ‘내일은 호텔에서 쉬면서 놀자’라고 했었는데, 밥 먹고 쉬다가 수영하고 나니까 두시쯤 됐는데 또 나가고 싶어서 근질근질해지는 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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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날의 첫 번째 목적지는 트위터에서 본 추천 식당 다오 레스토랑 Dao restaurant 으로 정했다. 그랩을 불러서 이동하려는데 식당 주소로는 목적지가 잡히지 않아서 인근 호텔을 찍고 가다가 내렸음. 다오 레스토랑은 원래 완전 로컬 스타일 노상 식당이었는데 장사가 잘 되어서 건물 실내로 크게 확장했다는 것 같았음.
음식을 4개나 시켰는데 300바트 조금 넘는 가격이었던가. 일단 나는 원래도 팟카오무쌉을 좋아해서 진짜 잘 먹었고, 남편도 똠양꿍 맛있다고 진짜 열심히 먹었고, 난 모닝글로리도 좋아해서 열심히 퍼먹었는데도 남았다. 그리고 이름을 모르겠는 얇은 국수 볶은 것도 맛있었는데, 사실 아무리 깨끗하게 잘 관리된 식당이라고 해도 파리가 날아다니고, 선풍기에 먼지가 그득한 건 베트남 나뜨랑 때나 비슷해서, 소스통은 차마 건드릴 수 없었다… 똠얌꿍 안에 들은 새우도 왠지.. 못 먹었음… 그래도 키친 안에서 다들 위생모 쓰고 깨끗하게 일하고 계시는 게 보여서 길거리 식당치고는 마음 편하게 배불리 먹었다.
내 인생 쏨땀 맛집 쏨땀 데르 다음으로 추천하는 방콕 맛집이라 할 수 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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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지는 킹파워 마하나컨! 그래도 여행지에 왔으면 전망대 구경 한 번은 해줘야지 안 하나 싶어서 찾아갔다. 마침 다오 레스토랑에서 도보로 가기 적당한 거리에 있었음. 가는 길에 방콕 시내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까페 아마존 있길래 음료 하나씩 시켜 들고 걸어갔다.
입장권은 그냥 들어만 가는데 1080바트!!!! 방콕에서 쓴 돈 중에 가장 한 번에 비싼 금액을 낸 것 같음. 건물 입구에서 가방 검색도 하고, 영어 하는 직원들은 태국식 악센트도 없었다. 그리고 들어갈 때 기념사진을 촬영해 주는데 ㅋㅋㅋㅋㅋ 나중에 결과물은 프린트된 사진을 꼭 구매하지 않아도, 모바일로 받아볼 수 있게 해 준다 ㅋㅋㅋㅋ 근데 그 사진이랑 영상이 너무 웃김 ㅋㅋㅋㅋㅋ 1080밧의 값어치를 한다 ㅋㅋㅋㅋㅋ
탁 트인 하늘 아래서 구경하는 방콕 도시 너무 좋았는데, 너무 높아서 그런지 숨쉬기가 어렵고… 뭔가 누가 여기서 마리화나 하는 건 아닌지 싶은 이상한 방향제 냄새 같은 것도 나서… 그렇게 오래 있지는 못 하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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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파워 마하나컨에서 나오면 BTS 실롬 라인 총논시역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의 거점인 랏차담리로 또 편하게 이동했다.
숙소에 들어가서 좀 쉬멍 놀멍 정비를 하고, 이번엔 루프트탑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 호텔에서 가로 질러 가면 진짜 가까운데 돌아가면 30분 넘게 걸어야 하는 신상 호텔 킴튼 말라이 40층에 위치한 바 야드 Bar.Yard 가 우리의 타겟. 구글 맵에서 바로 예약하는 메뉴가 있어서 7시에 예약해 두고, 전화해서 가능하면 창가 자리로 부탁한다고 말해놨는데, 정말로 창가 자리에 뙇 앉게 됐음!
이 날은 대낮 전망, 한밤 전망 다 보는 날이었네 생각해보니.
나는 리치 들어간 칵테일, 남편은 딸기랑 망고 들어간 칵테일 시켰는데 진짜 둘 다 맛있었음. 음식은 타코랑 랍스터 세비체 시켰는데 음식도 다 맛있었어. 사실 여기가 방콕에서 먹은 음식점 중 또 탑 쓰리에 들어갈 정도로 맛있었지. 막판에 태국 브루어리 맥주도 한 잔씩 시켜 먹고 나니 금액은 2천 밧이 좀 넘게 나왔는데, 여행 거의 막바지 날이라 마지막날 쓸 현금 조금 남겨놓고 스캔이랑 현금 결제 섞어서 해서 정확히 얼만지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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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에서 기분좋게 한 시간 딱 놀고 나니 은근히 덥고 배불러서 더 앉아있기는 힘들었다. 나오는 길에 첫날 갔었던 드림하우스 마사지에 전화해서 예약을 걸었음. 바 야드에서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는 위치라 너무 알맞은 동선.
마지막 날이니까 한시간 반 마사지 받자고 하고 둘이서 1560밧인가 내고 들어갔는데, 와 이번에 받은 마사지가 진짜 최고였음. 첫날 받았을 때도 여기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시암 세레네나 프림 생추어리랑 비교하면 여기가 제일 나은 듯. 마사지사 선생님 집에서 살고 싶은 기분이었음.
이렇게 전망 좋았던 넷째날이 평온하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