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록 - 인천 영종도 옆 무의도 거해짬뽕순두부, 하나개 해수욕장

2025. 4. 13. 11:00bien mangé

2월에 다녀온 기록을 4월에 쓰는 이 게으름...
 
 
기분 전환이 필요했던 어느 주말, 집에서 게임만 하던 우리 부부는 근교 나들이를 가기로 급 결정했다.

원래 영종도 인스파이어를 구경 가는게 오래 전부터 묵혀 온 나들이 리스트였는데 사람 많은데는 가기 싫다는 기분으로 늘 미루고는 했었다. 그러던 중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인스파이어 인근 맛집으로 추천한 거해짬뽕순두부를 봤던 게 생각나서, 인스파이어는 안 가고 거해짬뽕순두부만 댕겨오기로.

나는 운전을 좋아하는 편이라 인천공항 가는 길 달리는 것도 즐거웠다. 중간에 영종대교 휴게소를 우연히 들렀더니 난생 처음 다리 아래쪽 길로 들어서서 공항철도 열차와 나란히 달리는 새로움도 경험하고, 넓게 펼쳐진 서해 뻘 바다를 곁눈질로만 구경해도 속이 뻥 뚫렸다.

그니까 그 동안 얼마나 맨날 집에서만 지낸겨.

인천 소재 피크민 엽서도 얻고


그렇게 인천공항대로를 달려서 영종도를 지나 자그마한 잠진도까지 건너면 무의도에 도착한다. 무의도에 들어서자마다 통통배들이 뻘밭에 널려있고, 건어물도 널려있는 풍경이 엄청 멀리 여행 나온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그렇게 도착한 거해짬뽕순두부.

층고가 높고 넓은 실내
손님이 많았다
순두부 나오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
메뉴는 짬뽕순두부와 찹쌀탕수육 구성

 
가게가 넓고 쾌적했는데 아마도 곧 자리를 옮긴다는 것 같았다. 
 
이 드넓은 가게 초입에 쌓여있는 두부 콩? 포대를 보면서 여기서 만드는 순두부에 대한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을 때 쯤, 우리가 시킨 적짬뽕 순두부와 찹쌀탕수육 소자가 바로 준비됐다. 
 

지금 사진을 보니 다시 가서 먹고 싶은 것 같기도 하군

 
처음에 한 입 먹었을 때는 음? 굳이 이 맛을 보려고 이 먼 길을 달려온다고? 하는 기분이 드는 평범한 짬뽕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자꾸 손이 가는 것이 오묘하게 매력적인 맛이었다. 그런데 순두부가 좀 더 풍성하게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아주 약간 있었음. 다음엔 백짬뽕 순두부를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찹쌀 탕수육도 그냥 생긴 것만큼 느껴지는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튀김옷이 아주 두껍지도 않으면서 고기는 또 나름 실하게 들은 것이 이것도 나름 별미였다. 
 
그러나 내가 그나마 서울 서쪽에 사니까 가뿐한 마음으로 달려온거지 만약에 내가 어디 하남시 정도 사는데 이걸 먹으러 달려올 거냐고 하면 그건 아닐 듯. 정말로 영종도 들를 일이 있었는데, 전날 술 먹고 해장도 필요하고, 중식이 당긴다 하면 한 번쯤 와서 먹을만한 맛집이었음.
 
배부르게 잘 먹고 나와서 그냥 가긴 아쉬우니까 가게에서 차로 5분?여 거리에 있던 하나개 해수욕장을 찍고 바다를 한 번 눈에 넣고 가기로 했다. 공영 주차장도 있고 차를 세우는데 불편함은 없었는데, 가는 길이 뭔가 바닥 뚫고 공사를 한다고 해서 먼지 투성이에 길이 좋지는 않았음. 

기러기
물고기
서해바다
하나개 해수욕장

 
정말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반짝이고 너무 예뻐보였는데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강도 150 정도로 휘몰아치는 바람에 바닷물 근처까지 걸어가지도 못 하고 하나개 조형물 앞에서 바로 빠꾸했다. 5분도 안 서 있었는데 혼이 나갈 정도로 심각한 바람이었음. 콧물과 함께 정신이 나가는 경험을 한 뒤 헐레벌떡 돌아와서 공영주차장 옆에 이마트수퍼에서 1천원짜리 커피를 한 잔 사 마셨는데 의외로 여기가 커피 맛집이었다는.

추웠던 2월의 무의도 나들이 매우 재밌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