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록 - 스미남과 스시투어, 광화문 스시소라, 입문급 오마카세

2024. 12. 26. 12:44bien mangé

남편을 스시에 미치게 만든 코우지 셰프가 운영하는 스시소라. 스미남이 본인의 광기를 인정하고 처음으로 함께 방문한 오마카세집은 스시소라 마포점이었고, 거기서도 굉장히 즐거이 식사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왜냐면 화이트 와인 한 병을 다 마심) 지난 11월에는 남편이랑 같이 아부지를 모시고 광화문점으로 가보게 되었다. 

 

스시소라 광화문점은 일단 좌석이 엄청 많았다. 기본 다찌석도 꽤 길어서 거의 한 14명? 넘게 착석한 것 같았고, 우측으로 오픈된 별실 같은 공간에도 추가 자리가 있어서 거기도 한 6명?인가가 앉아 있을 정도였음. 아무래도 사람이 많다보니 여태까지 방문했던 다른 오마카세집들에 비해서는 다소 소란한(?) 느낌이 있기는 했는데, 크게 불편을 느끼거나 할 정도는 아니었음. 

 

그리고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

 

최근에 코우지 셰프가 또 유튜브에서 뭐 어디 쌀 농가랑 콜라보 해서 만들었다는 막걸리 지란지교 no.3 을 마셔보기로 했다.

 

지란지교 막걸리는 한 병이 무려 4만원인가 그런데, 주문하면 와인잔이 서빙되고, 와인이나 사케 주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뒤에서 담당 서버 분께서 그 때 그 때 보면서 따라주신다. 처음에는 막걸리만 따라서 한 잔 마시고, 그 다음부터는 얼음을 넣어 마시는 방법을 추천하셨음. 같이 간 사람들 모두 얼음을 넣는 쪽이 더 맛있다고 했음. 

 

너무 달지 않고, 상큼한 향내가 돌면서 입 안에서 묵직하게 넘어가는 느낌이 아주 맛있었는데, 가게에서 말씀하시기를 그 향 때문에 정작 호불호는 좀 있는 편이라고. 다행히 우리 입맛에는 잘 맞았음. 

 

그럼 이제 코스 스타트.

아부지가 극찬한 삼치

 

가게 방문한 손님들 연령대가 많아야 30대 중반? 정도고 거의 20대 중후반부터 많이 찾아오신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셰프님들이 음식 나올 때마다 인스타용 사진 찍기 좋으라고 포즈를 대신 잡아주기까지 함. 

 

(4070 늙은 어른들은 오마카세 먹으러 어디로 가나요...?)

거 와인잔 너무 더럽게 마신거 아니오 ㅎㅎㅎ
단새우+우니, 남편은 그냥 쏘쏘였다고
사진 초점이 흐려서 아쉽군.. 고등어 봉초밥
잇몸으로도 으깨먹을 수 있다는 장어

 

 

장어를 끝으로 스시는 다 먹었는데, 나중에 아부지의 시식평으로는, 전반적으로 기름기 있고 느끼한(?) 생선 위주라서 끝으로 갈 수록 약간 물리는 느낌이 있었다고. 근데 듣고 보니 정말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방어, 참치, 삼치, 장어, 안키모, 우니 등등 하나 같이 꾸덕한 친구들이었네. 그러나 덕분에 막걸리를 마시기에는 좋았다는? ㅎㅎ 

 

금태 솥밥 배불러도 잘만 들어가지
오차즈케로 먹어야 꿀맛
엥 후토마키 다음에 교쿠 사진이 없네..?

 

끝에 가서 스시 추가 시키면 진짜 남은 생선을 원없이 두껍게 썰어 만들어주시던데, 보기도 좋고 기분도 좋지만 먹기에는 쏘쏘였다고 함. (나는 배불러서 나의 앵콜을 남편에게 넘겼다) 

 

디저트 타임에 기념사진 찍어주는 것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확실히 2030 젊은 세대를 겨냥해서 서비스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음. 

 

테이블마다 돌아가면서 찍는 기념사진용 촛대..ㅎㅎ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 ㅎㅎ

 

스시소라 처음 갔을 때는 모든 음식이 다 너무 새롭게 맛있는 신선한 경험이었는데, 확실히 이 정도 레벨의 비슷한 가게를 여기저기 경험해 보고 나니, 막 어떤 놀라움이 있다기 보다는 스시 한 점 한 점 먹을 때마다 만족도가 높은? 그런 느낌이다. 

 

그러니까 다시 찾았을 때 만족도가 더 높을 수 있게 쿨타임을 좀 길게 가져갔으면 좋겠는데, 과연 스미남의 다음 오마카세 방문이 언제로 잡힐지...? 

 

 

 

 

 

🍣🤪🙋‍♂️스미남 평가
2024 SBS 가요대전 같았다. 다채로웠으나 비교적 산만하고, 오늘의 베스트가 없이 흘러간 스시 폭주기관차

 

 

ㅋㅋㅋㅋㅋㅋ 뭐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