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록 - 여의도 한식 파인다이닝 수티문 어버이날 기념일 추천 맛집

2025. 5. 9. 11:39bien mangé

5월 연휴의 첫 날, 어버이날 기념 방문 식당으로 여의도에 위치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수티문을 예약했다.

원래는 호텔 중식당이나 뷔페를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한게 4월 중순이 이미 지났을 때여서 원하는 시간에 예약이 다 차기도 했고, 남편이 어머님 모시고 코스 요리 먹으러 간 적이 없었다고 해서, 겸사겸사 새로운 경험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결정.

결과적으로 매우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들 만족했다 ㅎㅎ

시그니처 코스 글월 문

이 날 먹은 코스를 소개하기 전에 좀 슬픈 이야기를 하자면,
이 식당을 검색으로 찾아낸 남편이 “10만원짜리“ 꽃 화 코스를 예약해달라고 한 말을 반만 알아듣고, 네이버 예약 메뉴에서 예약금 “10만원” 짜리 글월 문 코스를 예약한 것. 예약금이 곧 메뉴 금액인 곳들도 많아서 헷갈렸다.

그래서 우리는 이 날 먹는 내내 10만원 코스라고 생각했는데, 코스도 길고(다 먹고 나오니 2시간 반!) 서비스도 너무 훌륭하고 모든 것이 10만원 이상이라 느껴져서 가성비 최고다 막 이랬는데,

계산할 때 가격 두 배 나옴 ㅠㅠㅋㅋㅋㅋㅋ

나중에 메뉴판 보면서 비교해봤는데, 누군가 묻는다면 우리는 예약금 5만원짜리 ㅋㅋㅋ 코스 가격은 총 13만원인 ㅠㅠ “꽃 화” 코스를 추천하겠음. 메뉴 가짓수가 글월 문 시그니처 코스와 그렇게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음료 추가하거나, 중간에 솥밥 반상 추가하면 어쨌든 비용은 올라가게 되어 있으므로 ㅠㅠ 물론 예산이 충분하면 뭔 걱정이겠먀만서도.


웰컴
시작은 차 한 잔으로
기념일 기분 내려고 논알콜 와인과 샴페인 한 잔씩 추가
메뉴명이 무려 조석만월
두릅튀김과 들기름 메밀국수
새우꼬치
보양 곰탕
시그니처 코스에만 있는 메추리
입가심하고
채끝등심 스테이크
민어 솥밥 들어간
반상 추가요
디저트 1차
아이스크림
2차 다과상까지
마지막 다과를 끝으로


한국 민화를 컨셉으로 그림에 담긴 이야기와 음식을 연결해 해석하고, 비주얼로 풀어내 제공하는 컨셉인데 아주 지독하리만큼 그 컨셉에 충실하셔서 아주 매번 새롭고 놀라웠다. 처음 보는 그림과 배경 이야기들을 듣는 것도 재미진 경험이었음.

(그러나 이중섭의 소 그림을 보면서 소고기 썰 때는 소에게 미안한 기분이 너무 들었어)

음식은 막 와우! 할 정도로 놀라운 맛을 보여준 잊을 수 없는 디시는 없었지만, 다 맛있게 먹었다는 인상이고, 전체적으로 밸런스 좋고 부담없는 맛으로 높은 퀄리티를 제공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익숙한 한식 메뉴에 기반했기 때문에 어른 모시고 가도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맛인 것도 만족 포인트.

중간에 솥밥 반상은 유료로 추가하는 메뉴라 코스 초반 국수 먹은 타이밍에 미리 주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정갈하고 맛있긴 했지만 솥밥에 반찬과 국을 곁들이는 순간 내가 그 앞에 경험했던 모든 파인 다이닝 코스들이 다 이 한국인의 밥상을 향해 달려온 전채가 되어버리는 느낌이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솥밥을 받을 때 쯤엔 배가 엄청 부르기도 하고.

식당 내부는 블랙톤으로 어두운데 테이블에는 밝은 조명이 음식과 인물을 잘 보여줘서 답답하지 않고 사진이 잘 나온다(!) ㅋㅋ 그리고 직원분들의 접객도 훌륭해서 아주 기분 좋은 시간이었음.

기념일 방문할만한 여의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