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보게 되었다.

2009. 9. 21. 14:17journal

엄마컴퓨터를 쓰다가,
2007년 취업준비 한참 할 때 작성했던 자소서를.

아오 오글오글 손발이 오그라드는 줄 알았다.

왠지 굉장히 쫄아있는 채로 작성했던 기억인데,
왜 저렇게 밑도 끝도 없이 당당하면서도 어려빠졌는지.

멘트가 정말 나 세상 하나도 몰라요- 하며,
눈 빤짝빤짝 뜨고 있는 그런 느낌이다.

지금이라고 뭐 다르겠냐만서도,
참 나는 때묻지 않은 대학생이었구나.

때묻지 않았으면서도,
자소서는 오지게 못 쓰는 대학생.


아 왠지 옛날에 대학 수시 원서 쓸 때,
엄마아빠한테 자소서 빵꾸맞았던 기억 난다.

그 땐 참 엄마아빠가 무섭게 뭐라하셨었지.


뭐랄까.

그렇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만 쓰는 게 아니란 말이야! 의 느낌?


p.s.
오늘 출근길에 아부지와 언니랑 얘기해본 결과,
나의 솔직한 자소서의 진정한 문제는,

질문자의 의도를 백프로 무시한 채 정말 묻는 말에만 대답하는,
나를 왜 뽑아야한다고 어필하고 있는 것이 전혀 아닌,
정말 있었던 일 그대로만을 기술하는,

그런 멍청한 솔직함에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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