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둘째 들이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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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꼼수_ 합사일지 4일 (완결)
#. 넷째 날, 으르렁대던 두 마리의 고양이들. 그러나 그들의 여인천하는 4일만에 종결됨. #. 종결자: 보이지 않는 청소기 집 청소를 하려고 어무이께서 나를 고양이들이랑 함께 내 방에 가두심. 문 밖에서 들려오는 공포의 청소기 소리가, 고양이들에게 동지의식을 심어줄 줄은 어무이도 나도 몰랐다능. 처음에는 그래도 좀 떨어져 있었지 #. 아마도 알 수 없는 공포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힘을 합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모양. 서로 싸우고 화낼 겨를도 없이, 밖에서 들려오는 청소기 소리에 그저 귀를 기울일 뿐. 그러더니 결국은, 둘이서 한 이불 위에 앉아 졸기 시작했다. 내 귀엔 잘 들리지도 않는 소리에 둘이서 쫑긋쫑긋 합사의 아름다운 완결판 #. 그 공포의 청소 이후로 꼼지꼼수는 죽어라 붙어다님. ..
2011.11.14 -
꼼지꼼수_ 합사일지 3일
#. 셋째 날, 꼼수의 전투력 +5 상승. 드디어 꼼수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섬. '아직도 저 놈이 우리 집에 있다니!'의 느낌? 여기서도, 저기서도 대치 중 마주칠 때마다 으르렁 거리며 간을 보더니, 곧 엄청난 속도로 쫓고 쫓기는 레이스를 시작.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거 혹시 좋아서 저러는 건가 싶어 아리송했음. #. 반면 아무리 꼼수가 뎀벼도 끄떡없는 꼼지는, '어디서 콩알만한 게 까불고 난리'하는 표정. 인간이나 고양이나, 좋아하는 쪽을 괴롭히는 건 본능인가보오. 내가 뭘 어쨌다고 난리냐옹 #. 이 날 밤에는 꼼지엄마가 친정으로 귀가.
2011.11.11 -
꼼지꼼수_ 합사일지 2일
#. 둘째 날, 꼼수가 자고 일어나서도 여전히 화가 나 있음. 꼼지한테 하악질하는 건 기본, 여전히 인간 나부랭이에게도 짜증을 냄. 그나마 울 어무이 컴퓨터 하시는 방에 들어가, 어무니 발치에 앉아 자기 영역을 지키는 것을 선호. #. 꼼지는 꼼수 따위는 개의치 않는 의연함을 보임. 나와 울 어무이한테는 은근히 하악대고 손도 못 대게 하면서, 놀러오신 이웃집 아줌마께는 바로 들이대는 친화력을 과시. 식탁의자에 앉아 식탁보 안으로 머리를 처박고 앉아있기를 선호. #. 부작용: 구석에 숨는 현상 꼼수는 자기 영역을 침범 당해 짜증은 나지만, 어딜 봐도 자기가 꿀리는 게 당연하므로, 자꾸만 구석에 숨어있으려고 함. 1. 에어컨 뒤 2. 스피커 뒤 3. 상자집 안 4. 책상과 벽 사이 억지로 끄집어내면 울고불고..
2011.11.09 -
꼼지꼼수_ 합사일지 1일
#. 애초에 꼼수를 들일 때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는 것이 조건이었고, 파샤가 먼저 데리고 있던 꼼지를 연말연시 즈음하여 우리집에서 맡기로 한 바 있어, 결국 꼼지꼼수의 합사가 결정되었다. #. 첫째 날, 꼼지 도착. 간 보고 이런 거 없이 그냥 풀어줌. 꼼지가 꼼수보다 한달반쯤 더 나이를 먹어서 덩치가 두 배는 되지만, 굳이 따지자면 먼저 우리 집에 들어와있던건 어린 꼼수인지라, 꼼수의 성질부림이 대단함. 오히려 꼼지는 전에 없이 얌전한 아가씨의 태도로 일관. 생전 처음 보이는 의젓한 태도로 본래 주인을 놀라게 함. #. 꼼지 제거를 위한 꼼수의 꼼수. 1. 겁주기 꼬리를 풍선처럼 부풀리고는 그르렁그르렁 화난 소리를 냄. 2. 밥 뺏어먹기 꼼지를 굶겨죽이기 위해 꼼지 밥그릇에 머리를 처박고 끊임없이 궁..
2011.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