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가 한국.

2011. 2. 17. 10:56journal

그렇지.

여기서 6개월을 살던 1년을 살던 2년을 살던,
난 항상 언젠간 한국에 돌아갈텐데- 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그 마인드를 뒤집어서,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보는 쪽으로 길을 찾으려고 생각해봐도,

결국은 답이 한국에서 나오고 만다.


나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고,
보고싶은 친구들이 있어서,

그리고 나는 한국에서 살 사람이라서,
그래서 돌아가려는 것인데.


반면 이곳에도,

내가 떠나는걸 아쉬워하는 친구들이 있고,
나에게 살 길을 마련해주려는 직장이 있고,
놓고 떠나기엔 너무 예쁜 빠리가 있다.



내가 지금 스물 다섯살만 되었어도- 라는 생각을 많이 해.


프랑스인의 정신상태로 많이 변화하긴 했으나,
은근 뼛속까지 한국인인 나의 마인드로는,

솔직히 스물여덟이 되어버린 나의 나이가 적지 않다.

나에게 스물일곱살의 후랑스는,
한국에서 엉덩이 붙이고 살기 직전의 마지막 휴가 같은 것이었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을 떼고 돌아가버리려는 심정이었는데,


오늘은 문득,
전철 안에서 내 앞자리에 앉은 흑인 아줌마를 보면서,
심지어 이렇게 스쳐지나가는 외국인들마저 그리워질것만 같은,

그런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이럴 때,
툭툭 털고 일어나 당차게 나가버리는 게 잘하는 일이라고,

누가 나한테 말해준다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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