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하반기 뿅닷컴, 부흥의 시작

2011. 8. 21. 10:28journal

귀국 이후 버려지다시피한 블로그를 다시 살려내고 싶었다.

이어폰에 좋은 음악이 걸렸을 때랑,
할 말이 많은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랑,
전철 안에서 책 한 권을 다 읽었을 때.

내가 느낀 것들을 줄글로 풀어내어 남겨두고 싶었다.

하지만,

폰으로 찍은 사진은 페북에 바로 올려서, 나의 근황을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후랑스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영화를 보고나와서는 트위터에 140자 이내로 압축한 한 마디를 뱉어내는 것으로 감상을 대신하며,

심지어 구플이 생기면서는, 수시로 뻘짓을 할 수 있는 활동공간이 넓어짐에 만족해버리면서,

공들이고 다듬어서 잘 정리 한 하나의 블로그 포스팅에 대한 어떤 열의 같은 것이 사그라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상대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질 급한 sns 덕에 스맡흐해진 나는,

단편적인 생각의 조각들을 뱉어내기만 할 뿐, 기록해서 남겨둘만한 가치를 가진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않는 언-스마트한 상태로 꽤 오랜 기간을 살아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난생처음 겪은 한시간반 지옥철 통근게임 + 후랑스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는 친구들과의 게스트하우스 놀이 + 파샤랑 데이트 등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집에 가서는 컴퓨터를 건드리지도 않고 (티비를 보다가) 뻗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블로그 부흥회에 대한 미련은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었다.

2000년부터 간직해온 나의 공간에 대한 애착이 고작 스맡흐한 세상 나부랭이에 묻혀버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늘 생각하고는 있었다.

그래서 찾아낸 해결책이 바로,
텍큐를 떠나 워드프레스에 정착해서,
스맡흐폰으로도 나의 뿅닷컴을 만지작거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설치형블로그 만질 줄도 모르면서 가입형블로그를 무시하기만 하는 나의 무식한 고집으로, 고마우신 박프프를 대신 고생시켜서,

오늘,
이렇게,
옮겨버렸다!

덕분에 난 지금 신논현 길바닥에서 이 장문의 글을 적고 있지. 움화핫.

팔월말이면 바쁜 일들도 어느 정도 정리되고, 구월이면 다시 백수에, 심지어 여행계획까지 빠방하게 세워뒀으니,

오늘의 이 성공적인 블로그 부흥회는 나의 잊혀졌던 뿅닷컴을 다시 내 인생의 중심에 박아놓는 엄청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말하고 표현하는 모든 것들을,
온전히 내 공간 안에 남길 수 있게 되겠지.


게다가 요즘의 나는 제대로 기록하지 않으면 어제 먹은 점심 메뉴도 기억하지 못 하는 늙은이가 되어버렸기에 블로그 부활은 매우 중요하다 ㅠㅗㅠ


밀린 포스팅거리들에 대한 미련은 과감하게 버리고, 2011년 하반기부터의 나를 제대로 기록해야지.

자 이제 그럼,


시이-작!


210811
@take ur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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