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8. 12:52ㆍmy mbc/ciné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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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랑스, 특히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볼 때마다,
나 돌아갈래- 하며 울컥하는 걸 알면서도,
어머 이건 봐야해- 하며 볼 수 밖에 없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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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다를까 오프닝에서부터 약 3분 여 가량이나 소요해가며 보여주는 파리의 전경이라니!
속이 뒤집어 엎어질 걸 알면서도 눈 뜨고 볼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나의 도시가 아니던가.
나의 파리에서의 1년을 축약해 놓은 듯한 이 아름다운 영상부터 일단 재 감상.
그냥 어쩌다 한 나라의 수도에서 태어나서 살고 있을 뿐인데,
그 곳이 파리라니!
심지어 매일 그 거리를 걷고, 그 곳의 일상에 치여 사는 그들조차 알고 있다.
언뜻언뜻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아름다운 파리의 매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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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영상 만큼이나 서론도 길었다.
여튼 영화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파리의 매력에 급 매료 된,
잘 나가는 헐리우드 영화작가를 때려치고 지지부진한 소설가로 전향한 길 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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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랑스 아름다운 배경을 뒤로 하고 결혼할 여자친구랑 뽀뽀할 때까지만 해도,
오블라디 오블라다 즐거운 인생일 줄 알았겠지만,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야 니 여자친구 완전 짜증나.
자기 남자 못 믿고, 구박하고, 닥달하고, 비교하고, 돈 밝히는 스타일-_-
저 가스나 저 표정 좀 보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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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안 그래도 산만한 길 펜더씨는 점점 더 정신산만해져서,
멘붕상태로 파리 거리를 쏘다니다 그의 로망인 20년대의 파리를 넘나들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
20년대의 파리에서 그가 만난 인물들은 전설적인 작가, 예술가들인데,
은근히 몰상식한 나는 잘 모르겠는 사람들도 많더라. 그래서 아쉬웠음.
네이버 영화 리뷰에 어떤 완전 친절한 분이 인물 설명 짱 열심히 해주셨으니,
이 영화 보러 갈 건데 나는 좀 몰상식한 편이다 싶으신 분들은 미리 공부를.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code=74610&nid=250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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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우리가 과거를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은 결국 문학, 음악, 그림과 같은 그 시대의 예술을 통한 간접 경험이 되겠지.
아마도 그래서 영화의 배경을 예술가들이 덕지덕지 모여있는 20년대의 파리로 잡았지 싶다.
그렇게 덕지덕지 모여있을 수 있었던 그 때의 그 나라 그 환경이 새삼 부럽기도 하고.
여튼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달리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뿔솤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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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펜더가 후랑스 파리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 보이는게,
뭐 여기 나오는 후랑스 여자들이 다 하나같이 초 미녀인거라.
특히 20년대 파리 예술가들의 뮤즈로 등장하는 아드리안느 역의 마리옹 꼬띠아.
장난 아니게 이쁘게 나온다. 내가 봐도 반해버리겠어 *_*
들고 다니는 손바닥만한 백도 너무 이뻐 ㅠㅗㅠ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클릭)에서,
발차기 맞고 창밖으로 떨어져 죽었던 레아 세이두.
여기선 진짜 파리에서 골백번 지나쳤을 것 같은 모델포스의 파리지엔느 모습을 하고 나온다.
그리고 니콜라 사르코지 부인인 꺄흘라 브루니도 등장.
역시, 멋있는 나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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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길 펜더가 그토록 열광했던 20년대의 파리,
그 때의 예술, 그 진정성과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아드리안느는 정작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영화는,
21세기에는 20세기를, 20세기에는 19세기를, 19세기에는 18세기를,
그렇게 현재를 살면서 과거를 동경하는 사람들을 도돌이표처럼 보여주면서,
마치 인셉션에서처럼 끝없는 depth로 파고 들어갈 것만 같이 굴다가,
순간 번쩍- 한다, 번쩍-
결국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고,
지금 우리가 남기는 족적들은 후대가 동경해 마지않을 그것이 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쓸데없이 시간 낭비, 감정 낭비, 에너지 낭비하지 말고,
내가 그리는 나의 인생을 제대로 살아두어야겠다.
뭐 손나 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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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엔딩은 어딘가 500일의 썸머가 생각나기도 하는 그런 귀여움으로 마무리.
p.s.
왠지 이 영화의 주제곡 같은 콜 포터의 let's do it.
노홍철이 옛날에 불렀던 무슨 동물원 노래가사가 떠오른다 ㅋㅋㅋ
15.07.12
@아트하우스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