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 라이즈

2012. 7. 27. 13:05my mbc/cinéma

#.
생각해보면 다크나이트랑 배트맨비긴즈를 봤던 기억이 너무 가물가물해서,
그 때도 내가 이렇게 열렬한 반응을 보였었던가 싶기도 한데,
전작들을 차치하고서라도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정말 쵝오였다.

우리나라 네티즌 중에 다크나이트 및 놀란 감독 전문가가 정말 너무 많은 관계로, 
나는 뭐라 감히 영화의 내용에 대해 이래저래 코멘트 다는 대신,
언제나 그렇듯 등장 인물들에 대한 코멘트로 일관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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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하비 덴트 사건 이후 완벽하게 잠수를 탄 부르스 웨인과,
그런 주인의 곁을 안타까운 맘으로 지켜보는 집사 알프레드의 대화가 많이 나오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알프레드한테 감정 이입이 심하게 되어서,
그가 나오는 장면들마다 가슴 한 구석이 짠- 하면서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더랬다.

결국, 그는 배트맨 컴백을 이뤄 낸 공신 중의 한 명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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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배트맨이 컴백할 수 있었던 건,
현대 의학계가 뒤집어질만한 부르스 웨인의 자가재생능력 덕인 것 같기도-_-

뭔 놈의 다리도 대충 묶어두면 벽돌도 부숴버릴만큼 멀쩡해지고,
허리를 꺾어놔도 몇 달 매달려있으면 멀쩡해지냔 말이다.

척추신경의학계의 살아있는 기적이랄까.

뭐 배트맨 재활일기 보러 간 건 아니니까 패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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닼나라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더 배트

밑에서 보면 약간 공벌레 같이 생긴 천하무적 비행기가 등장하면서,
배트맨의 맹활약이 펼쳐지는가 했는데,
결국 아이맥스용으로 날아다니는 것영화 끄트머리에 요긴하게 쓰이는 정도로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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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배트맨 오토바이는 캣우먼 앤 해서웨이가 좀 타주시는데,
이게 또 간지 작살이라는 거.

이건 애초에 앤 해서웨이를 위해 디자인 된 게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바이크와 혼연일체가 되어 초고속으로 달리는 그녀의 모습은 섹시 그 자체 *.,*

 

#.
앤 해서웨이는 이전까지의 공주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다리를 180도로 올린 채 엄청난 킬힐로 장정들을 킬 해버리는 파워풀 액션을 보여준다.

브로드웨이에서 무용을 배웠댔나, 아니면 무용수를 했었댔나 그래가지고,
뭔가 유연하면서도 박력있는 캣 우먼의 자태를 한껏 뽐내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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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대항하는 또 다른 여자 주인공, 테이트 역의 마리옹 꼬띠아.

얼마 전 본 미드나잇 파리에서는 여신 포스를 풍기는 20년대 파리지엔느 뮤즈 연기를 하더니,
여기서는 모두가 lovely를 외치게 만드는 외모를 뽐내며,
지성과 재력, 야망까지 모두 갖춘 현대여성으로 출연해 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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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이 두 여자는 어떤 남자도 헤어나오지 못 하는 마성의 소유자들이시며,
배트맨 가시는 길에 걸리적거리는 유약한 여성의 이미지가 아니라,
자기 앞가림 확실히 하는 똑똑하고 능력있는 캐릭터로 그려지기 때문에,

배트맨을 가운데 두고 두 여자가 어떤 구도를 가져가는지가 꽤나 흥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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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너무 예쁜 눈을 갖고 있는 베인은 또 하나의 내 사랑 톰 하디가 열연.
고든 청장 역할의 개리 올드만과 팅테솔스에서 만난 적 있고,
인셉션 디스 민즈 워 에서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훈남 명배우

#.
배트맨의 스승 라스알굴에게서 파면당한 베인은,
허점 없는 완벽 논리와 무적의 파이터 정신으로 무장해 고담시티를 한큐에 말아먹는다.

그런데 이 베인이 일으키는 혁명의 논리적 타당성이란게,
악당이 벌이는 일 치고는 매우 그럴 듯 해서 듣다보면 나 역시 수긍이 갈 정도.

놀란 감독 정말 대단한 사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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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또 또 한 명의 내 사랑 조셉 고든 래빗

뛰어난 통찰력, 민첩한 행동력, 단호한 결정력, 강한 책임감과 통솔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딘가 나쁜 남자스러우면서도 타인과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감성남.

고든 청장, 경찰 대장, 배트맨 혹은 부르스 웨인 등 주변인물들과의 접점에서,
항상 줏대 있게 흔들리지 않고 행동함으로써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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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인물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렇게 긴 포스팅을 다 적도록 개리 올드만이랑 모건 프리먼은 사진도 못 넣었고, 
크리스찬 베일은 주인공인데도 내 사랑 축에도 못 드는 이런 시츄에이숑이 발생했는데.

정말 그 만큼 조연(이라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중대한 역할을 한) 배우들이 너무 짱짱하고,
하나같이 매력있고, 하나같이 중요해서, 하나도 놓칠 수가 없다는 거! 

그게 바로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22.07.12
@CGV상암


p.s. 1

지금 성지순례 중인 제이슨복 님의 블로그가 왕 이슈인데,
무려 2011년 7월에 닼나라 캐스팅 리스트만 보고,
인셉션과의 엄청난 상관관계를 추측해내고 99% 맞춰낸 포스팅이 있어서 링크를 남겨둔다.

<인셉션, 2010>은 사실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2.5편이다! )기획 시리즈 제 2탄!)


p.s. 2

옛날에 다크나이트 처음 나왔을 때,
하도 배트맨이 웅얼거려가지고 그거 가지고 패러디 한 동영상이 돌았었는데,
간만에 생각나서 이 역시 유튜브 링크를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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