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9. 12:07ㆍmy mbc/ciné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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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틸다 스윈튼의 얼굴이 가득 찬 영화 포스터를 볼 때 마다,
이 영화만큼은 꼭 봐야하는데 했더랬다.
아이엠러브에서의 틸다 스윈튼을 통해 얻은 신뢰랄까.
위 포스터는 후랑스 개봉 버젼이고,
아래 사진이 국내 개봉 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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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나의 모든 시각과 청각,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시킴으로서,
틸다 스윈튼 주연의 감각적인 영화 리스트 두 번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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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테마 컬러는 빨간색이다.
그녀의 몸을 뒤덮고,
그녀의 집을 뒤덮고,
그녀의 눈에 보이는 그 모든 빨간색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화 구성을 가능하게 해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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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그녀의 시야를 통해 보던 것들이,
희뿌옇게 초점을 잃고 흐려지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는데,
그녀의 눈으로 보고,
그녀의 생각을 좇다보면,
주인공이 가졌을 법한 아득한 느낌들,
지금의 삶에 집중할 수 없어 매일 밤낮으로 와인잔에 의지하는,
그 마음에 공감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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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사운드.
영화는 사운드에도 매우 민감하다.
일단 작은 소리도 엄청 크게 들려주면서,
극도로 예민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배경음악이나 인물의 대사와 묘하게 어우러지는 타이밍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
반면에 이 모든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음악은 굉장히 신나고 밝고 풍성한 느낌이다.
물론 그 때 그 때 들려오는 가사가 매우 중요한데,
경쾌한 멜로디에 비해 슬프게 다가오는 가사들이 영화와 잘 버무려지는 느낌이다.
때문에 마지막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귀가 휑하다 싶을 정도의 적막과 함께 올라오는 한 줄,
we need to talk about kevin.
그 강렬한 메세지가 더욱 부각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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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흉흉한 사건들이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요즈음,
그거 완전 미친 놈이구만- 이라든가,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래- 하는 식의,
아주 가볍고 평이하게,
손 쉽게 내리는 평가들이 물론 아주 틀린말은 아니지만,
사실 그 속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
누가 어디서부터 무엇을 고쳐낼 수 있었을지,
남인들 본인인들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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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린 램지.
왜인지는 모르지만 여자분이셔서 좀 놀람.
이런 이야기를,
이런 방식으로 끄집어낼 수 있다니,
그 섬세함을 생각하면 놀랄일도 아니지만.
뭔가 잔인하고 적나라한 장면들을 직접 보여주지 않아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일이 얼마나 끔찍한지, 그래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충분히 상상 가능하게 만드는 그 표현력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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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자식이랑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걸 느끼는 그 날로,
바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어.
상담만능주의.
내 배로 낳은 내 자식이라고 해도,
인간이란 너무 복잡하고 서로 다르고 완벽한 이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란 애초에 없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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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라는 한글 제목으로는,
뭔가 all about kevin 의 느낌이었는데.
원제를 해석해보면 결국,
우리, 케빈 얘기 좀 해- 아닌가.
그래,
이 각박하고 살벌한 세상에,
우리, 얘기 좀 합시다.
07.09.12
@씨네큐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