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0. 19:32ㆍmy mbc/bouquin
그렇게 그녀는 영혜의 운명에 작용했을 변수들을 불러내는 일에 골몰할 때가 있었다. 동생의 삶에 놓인 바둑돌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헤아리는 일은 부질없었을 뿐더러 가능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생각을 멈출 수는 없었다. - 나무불꽃, 채식주의자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리디북스에서 막 엄청 밀어주기도 했고 ro언니가 읽었다고 얘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나도 덩달아 읽어봄.
영혜가 갑자기 채식주의자...를 거쳐 거의 거식증에 가까운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는데, 이 과정을 처음엔 남편, 다음엔 형부, 마지막으로 친언니의 시선으로 적은 세 편의 연작 소설이 바로 이것이다.
솔직히 처음엔 뭔가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일갈 같은 건가, 이 여자가 채식주의자+페미니스트 같은 걸로 나오는건가 싶었는데, 그런게 전혀 아니고 이건 완전 어떤 트라우마의 발현 같은 엄청 어려운 건데, 이해가 잘.. ㅠ_ㅠ
이런 류의 모호한(?) 명확한 기승전결을 보여주지 않는(?) (다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는데) 글을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눈에 확확 들어오는 편은 아니었던 듯. 길지도 않은 소설을 꽤 오래 붙들고 읽었다.
그나마 남편의 입장에서 쓴 채식주의자는 남편 입장에 빙의해서 좀 잘 읽혔는데, 형부가 말하는 몽고반점 쯤에서부터 점점 정신을 잃기 시작하다가, 친언니의 나무불꽃을 읽을 때 쯤에는 앞뒤 지나간 얘기 흐름도 조금씩 정리되고 뭔가 오히려 주인공은 이 언니가 아닌 가 싶을 정도로 와닿는 부분도 있기는 함.
뒤에 해설이 붙어있는데 해설은 소설보다 더 난해함 대체 뭐죠.
여튼, 나 책을 너무 가려 읽었더니 작가님의 위대한 작품을 잘 못 알아본 듯 하여 아쉬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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