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 사라진 여자 - 이언희

2016. 12. 13. 14:41my mbc/ciné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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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영화관을 한 번도 안 갔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슬픔을 느끼며 12월의 첫 영화로 선정하게 된 미씽. 두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가 유독 트위터에서 호평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나도 한 번 보자 싶어서 선정했음. 


(그나저나 공효진 저렇게 얼굴에 점이 많은 캐릭터였나 새삼 놀라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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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엄지원이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놀람. 개인적으로는 연기력이 목소리에 묻힌 배우라, 엄지원 특유의 목소리 톤을 듣고 있다보면 연기력을 논할 타이밍을 놓치곤 했는데, 이번에 러닝타임 내내 지켜보고 있다보니 꽤나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됨.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어떤 캐릭터들보다도 쓸모가 있음. 남편도 쓸모없고, 김희원이 연기한 형사도 쓸모없고, 시어머니는 더 쓸모없는데, 그 와중에 아 역시 엄마의 힘은 무섭구나 싶을 정도로 미친 듯이 혼자 고군분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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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안고 없어진 한매 역할의 공효진. 처음에는 조선족 말투가 좀 어설픈 것 같아서 적응이 안 됐는데, 뒤로 갈수록 몰입이 잘 되긴 했다. 워낙에 겹겹이 쌓인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여서 정체가 완전히 밝혀질 때까지 집중하고 봤음. 공효진 특유의 억울하고 슬픈 표정, 그러면서도 어딘가 독기 어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잘 살아난 것 같다. 엄지원이고 공효진이고 오열하는 연기를 왜 이렇게 잘 하는거야. 너무 엉엉 잘 울어서 깜짝 놀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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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연기들도 볼만했다. 


사실 김희원이 나온다고 해서 은근히 기대했는데, 캐릭터 자체는 그냥 쏘쏘? 차라리 김희원 옆에서 촐랑거리는 후배 형사 역할의 전석찬 배우가 맛깔나고 좋았음. 그리고 1988에서 고경표 엄마로 나왔던 배우 김선영이 여기서 엄청 파격적으로 ㅋㅋㅋㅋ 나오는데 정말 연기를 너무 잘하시는거 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잘함. 


그리고 한매의 시어머니로 분 하신 김진구 할머니 너무 연기 진짜 장난 아님. 여기저기서 많이 뵌 분. 근데 필모 찾으려고 뒤져보니까 부고 뉴스가 나와서 좀 슬픔. 이 분이 출연한 2016 개봉 영화 두 편 중 한 편이 미씽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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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뭔가 한매는 좀 더 미친 싸이코 같고, 애엄마는 좀 더 가슴 터지게 답답한 시츄에이션일거라 상상하면서 봤는데, 내가 상상한 것에 비해서는 무난한 레벨에서 스토리가 마무리 되어서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다. 거기다 엔딩 장면은 음 뭐 좀 그랬음. 그래도 전반적으로 흥미진진하게 볼만했던 영화.



DEC 2016

@서울극장


※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