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29. 22:33ㆍmy mbc/ciné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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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2-3년 이상 연애하고 헤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주먹을 입에 물고 운다는 둥 다들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들을 하고 그래서 엄청 기대하고 봤는데, 너어어-무 재밌게 봤지만, 주먹을 물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크나큰 감동을 받지도 않아서 혼자 아쉬웠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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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가 인생인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지망생 미아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 와중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각자 어떻게 노력하며, 또 그 와중에 둘이 어떻게 헤어지는지 보여주는 영화.
처음부터 티격태격하면서도 죽이 잘 맞는 이 사랑스러운 커플이 춤추고 노래하는 걸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리듬에 몸이 움직여지는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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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별로 감동을 안 받았나 생각해보면, 스토리에 너무 큰 기대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게.
뭔가 둘의 영화관 데이트가 성사되기 까지의 상황이라든가, 사랑에 빠진 모습, 갈등이 시작되는 포인트 이런 것들이 너무 상투적인 느낌?
스토리는 정말 평범함 그 자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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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인공도 배경도 연출도 음악도 구성도 다 하나 같이 너무 예뻐서 버릴 수가 없다는 게 함정.
이 평범한 이야기를 이렇게 화려하게 치장해놓고 도대체 어떤 식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건지 구경하는 맛이 쏠쏠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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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부터 초반 몇 분 간은 어지간한 뮤지컬 뺨 치는 화려한 군무로 눈과 귀를 홀려 내 마음을 쏙 빼놓더니, 중간 이후부터는 재즈 음악에 또 한 번 정신을 뺏기고.
그러다보면 어느 새 러닝타임이 훌쩍 넘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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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뭔가 두 남녀를 중심으로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도 어찌 보면 너무 식상한데, 무엇보다 답답했던 거는 도대체 왜 남자는 평소에 하지도 않던 배려와 이해를 꼭 그렇게 여자에게 말 한 마디 없이 굳은 결심으로 해내셔서 혼자 세상 억울해 하냔 말이지. 하아 남녀간의 솔직한 대화란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리고 막 둘의 미래를 그려보는 씬도 진짜 너무 감각적으로 예쁘게 찍긴 했는데, 뭐 너무 해피엔딩으로만 생각하는건 아닌가 싶어서 나 혼자 짜게 식음.
그리고 솔직히 세바스찬이 재즈클럽 차려놓고 뭐 어떻게 살았는지 알 길도 없는데 세상 혼자 지고지순한 일편단심 민들레인 척 그려놔서 내가 다 억울했음.
나 너무 화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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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엄청난 대 감동을 기대하고 갔는데 받지를 못하야 소소한 농담들에 웃음 짓고, 너무 예쁜 모습에 웃음 짓고, 노래에 웃음 짓고, 춤에 웃음 짓던 일들은 생각이 잘 안 나서 ㅋㅋㅋㅋㅋ
그래도 운전하면서 OST 몇 번씩 찾아 들을 정도의 감동은 받음.
DEC 2016
@삼성 메가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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