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5. 15:48ㆍjournal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 3월 20일 정발 이후에 일상 생활의 50% 이상을 모동숲에 점령 당했다.
동물의 숲을 처음 봤던건 아마도 닌텐도DS 시절이었을 것 같은데, 당시 친구가 DS를 갖고 있어서 플레이 하는 걸 보여줬었던 것 같다. 매일 매일 잡초를 뽑고 관리해 주지 않으면 실제로 나중에 잡초가 뒤덮여서 섬이 엉망이 된다고 설명해 주었는데, 그 리얼타임이 반영된다는 점이 너무 놀라워서 인상에 남았다.
그러나 나는 DS도 3DS도 wii도 없었.. 닌텐도는 저어 옛날 90년대 수퍼마리오1 나왔던 시절 이후에 가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세월이 지나면서 잊혀지....지도 않고 닌텐도 스위치가 나오자마자 게임기를 바로 샀다. 물론 당시에는 동숲 때문에 산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동숲 때문에 산 것처럼 되어 버렸네?
2018년 구매 이후 플레이 해 본 닌텐도 스위치 게임 목록은 아래와 같다.
- 수퍼마리오 오딧세이
- 마리오 카트 8 디럭스
- 인사이드
- 동키콩 트로피컬 프리즈
- 캡틴 토드: 트레저 트래커
- 언타이틀 구스 게임
- 루이지 맨션 3
- 차일드 오브 라이트
-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
이 중에서 처음 플레이하고 3시간 이내에 내려놓은 게임이 2개 있는데, 하나는 동키콩. 너무 그림이 안 예쁘고, 재미가 없어서 관둠. 다른 하나는 차일드 오브 라이트. 턴제로 돌아가는 RPG인데 인사이드 같은 거 상상했다가 너어어무 내 스타일 아니라서 관둠.
그 외 모든 게임들은 정말 엔딩 볼 때까지, 특히 주말 밤낮을 바쳐가며 열심히 플레이 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모동숲을 만나게 된 것 ㅠㅠㅠㅠㅠ
그럼 지금부터 약 한 달 여, 1XX 시간 리얼타임으로 플레이하면서 느낀 매력 포인트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1. 귀여움
말 그대로 그냥 너무 귀엽다. 나는 읽을 책을 커버 디자인 보고 고르듯, 게임을 그림 보고 고르는 타입이기 때문에 마리오 오딧세이, 루이지 맨션, 캡틴토드 급의 귀여움은 필수인데, 이것은 그 귀여움을 뛰어넘는다.
캐릭터 생김새도 다 너무 귀엽고, 그림이 그냥 다 귀엽다. 가구, 벽지, 꽃, 물고기, 소품 모든 그림이 다 너무 귀여워. 리얼리티 엄청 살아있는데 작고 예쁜 버전으로 그려져 있어서 너무 귀여워.
무인도 정착 프로그램이란 설정 자체도 귀엽고, 다른 섬에 비행기 타고 놀러가는거, 박물관 기증하는거, 무 사고 파는거, 별똥별 보고 소원 비는 거, 주민들이 이사가고 이사오는거, 주민들끼리 대화나누는거, 그냥 모든 게 다 귀엽다.
2. 무해함
말 그대로 콘텐츠에 유해한 구석이 없다. 평화로운 나의 섬에는 빌런도 없고, 사회악도 없고, 나쁜 건 아무것도 없어.
대출 받아서 집 증축하게 만든다고 너굴이가 사채업자라고 농담하지만, 사실 일한 만큼 벌고, 그 돈으로 그 정도 자가 주택 마련 하는 게 말이나 되나 ㅋㅋㅋㅋ 이자도 없고 독촉도 안 하는데 사채업자라니 말도 안 되지.
일은 하고싶은만큼 하면 되고, 주민들이랑 선물 주고 받으면서 기쁨도 느끼고, 아침에는 파란 바다, 저녁에는 노을 진 바다 구경하고, 파도 소리 들으면서 가만히 앉아 있는 내 캐릭터를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된다.
3. 뿌듯함
꽃을 가꾸면 꽃이 나고, 과일을 심고 가꾸면 과일나무가 나고, 물고기 곤충 잡고 화석 캐서 기증하면 박물관이 채워지고, 나무를 흔들고 다니면 공짜 가구가 떨어지고, 수렵 채집을 하면 돈이 생기고, 그렇게 번 재산으로 내 집을 꾸미고, 방을 한 칸 두 칸 늘리고,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노력해서 얻고 나면 또 무언가를 완성해내는 그 모든 과정이 너무나 뿌듯하다.
아무것도 없던 무인도에서 내가 이뤄낸 것들을 보고 있는게 얼마나 뿌듯한지.
그리고 네트워크 통신을 통해 친구 섬을 찾아가고 또 친구들이 내 섬에 찾아오면, 또 서로 가꾸고 모은 것들을 나누고 베풀고 얻게 되고. 그 모든 교류의 순간들이 있어 뿌듯함이 배가 된다.
4. 집요함
이 게임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면 바로 집요함일 터. 헐랭이 같은 나도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집요한 구석이 있는데, 바로 그 지점을 게임 플레이를 통해 아주 정확하게 쑤시고 후빌 수 있다.
낚시는 아주 정확히 물고기의 시선에 찌를 던져놔야지만 성공할 수 있고, 떡밥은 바지락을 하나씩 캐서, 다시 또 하나씩 DIY 과정을 거쳐야 20개든 30개든 만들어 모을 수 있고, 삽질의 방향도 중요하고, 바위를 두드리는 리듬감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작업은 정교하고 집요하게 한 번에 하나씩만 이루어진다.
섬 주민들의 평소 대화나 집 인테리어를 잘 봐뒀다가 주민 성향에 꼭 맞는 선물을 해서 심장을 쿵 떨어뜨려 놔야 직성이 풀리고, 집 안팎의 물건 배치도 각자 기준에 따른 오와 열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대출금! 대출금 잔액이 남아 있는 통장 보고 있을 수 없지. 어떻게 해서라도 돈을 긁어모아서 대출금을 통장 잔고로 한 번에 갚아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5. 통신플레이
뭐니뭐니해도 동물의 숲의 백미는 통신 플레이. 내 섬에는 체리만 열리는데, 살다보면 오렌지, 배, 사과, 복숭아 열매도 필요하고. 내 섬에는 백합꽃만 피는데, 살다보면 장미, 히아신스, 팬지, 아네모네, 코스모스도 필요하고. 나는 아무리 나무를 흔들고 상점을 뒤져도 수납장이 나오지 않는데, 살다보면 내게 보내줄 수납장이 있는 의인을 만날 일도 있는 것 아닌가.
다른 섬에 가서 내 섬의 특산물을 비싼 값에 팔고, 내 섬에 없는 무언가를 얻어오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애초에 이 게임은 여럿이 친구를 맺고 서로의 섬을 오가며 교류하는 것을 플레이의 기본으로 깔아뒀기 때문에 통신플레이를 안 한다면 반쪽만 즐기는 셈! 게다가 엄청 멋진 공항과 로딩이 길어도 참고 볼 만큼 귀여운 입출국 화면이 있잖아. 내 섬 주민들이 다른 섬의 친구들 이름을 읊어가며 나한테 뭐라뭐라 떠드는 것조차 귀여워.
가끔은 섬에서 주구장창 노가다만 하다가 현타 올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다른 섬 구경도 하고(재능있는 분들이 많다!), 선물도 주고 받고, 현타의 소회를 나누면서 놀다보면 리프레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이라고 쓰고 너굴포털이라고 읽는) 어플을 스마트폰에 깔면 폰으로도 채팅 입력이 가능해 떠들면서 놀기도 편하다.
적다보니 할 말이 점점 많아지는군. 한 편으로 끝낼라 했는데 안 되겠고만? ㅋㅋㅋ
섬 주민들 만나고 떠나 보내고 다시 들인 이야기, 트위터와 모동숲 교집합에서 만난 친구들 이야기 등등 스믈스믈 풀어내야겠다.
리얼타임 플레이 후기 1차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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