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록 - 스미남과 스시투어, 서울 강서구청 마더스시

2024. 11. 25. 11:02bien mangé

어느 주말 저녁, 가볍게 산책이나 하고 오자더니 알고보니 목적지가 있었던 스시에 미친 남편.

서울 화곡동 강서구청 뒤편에 즐비한 술집, 고깃집들을 지나 도착한 곳은 마더스시.

직장인들이 저녁에 회에다가 소주 한 잔 걸칠 때 들를 것 같이 생긴 집인데, 막상 들어가 앉아보니 셰프님이 정말로 스시에 진심인 것 같았다.

일단 테이블마다 마더스시 먹는 법을 붙여놓으신 게 인상적이었다. 초생강을 붓처럼 써서 간장을 생선에 발라드세영 뭐 이런 내용하고, 젓가락으로 스시 쥐는 방법을 단계별 사진으로 붙여두셨는데, ‘밥 사이의 공기층을 최대한 살려 혀에 닿는 순간 밥알이 쉽게 풀리도록 하기 위해 손의 압력을 약하게 쥐기 때문에 젓가락을 세워 집으면 밥이 부서질 수 있습니다’ 라고 적혀있음.

모듬초밥하고 특선초밥을 시켰던가. 또 시간이 지나서 메뉴 생각이 안 나는디, 메뉴판 사진을 못 찍은게 좀 아쉽네. 모듬 종류 가격은 1만7천원에서 2만6천원 사이, 그 외에 연어광어 세트나 도로 세트, 낱개로도 종류가 엄청 다양했다.


실제로 초밥 샤리가 꽉 쥔 느낌이라기 보다는 살짝 성기게 쥐어진 느낌이었는데, 내 얼마 안 되는 미각 기억으로는 은행골 초밥이랑 비슷한 느낌? 점심으로 가는 동네 초밥집들 기준으로는 특색 있는 느낌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은근히 가리는 해물이 많은 나는 참소라나 간장새우, 가리비 같은 애들은 잘 안 먹고, 주로 참치, 광어, 연어, 달걀말이 정도 먹는데, 이 날은 참치도 광어도 아닌 무슨 초밥이 하나 있길래 그 아이도 잘 집어 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스미남이 똑같은 아이를 하나 집어먹더니 이것은 최고의 황새치 초밥이라며 갑자기 혀를 내두르면서 극찬을 하기 시작. 나한테 자기랑 같은 황새치초밥을 먹었는데 어떻게 감흥이 하나도 없을 수가 있냐며 호들갑. 결국 계산하고 나가기 전에 셰프님 일하시는 곳까지 가서 따로 인사까지 했다.

그래도 나는 이 가격대에 동네 초밥집을 가라고 하면 거기까지 걸어가느니 그냥 가까운 곳을 선택할 것 같긴 한데, 역시 모든 동네 맛집은 가장 가까이서 갈 수 있는 사람이 승자이구나.


🍣🤪🙋‍♂️스미남 평가
어쩌다 보물 같은 스시를 맛볼 수 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