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31. 11:00ㆍjournal
2024년 한 해를 마무리 해야 하는데 12월에 너무 믿을 수 없는 일들만 일어나서 지난 1~11월의 나와 내 삶이 어땠고, 나는 무슨 기분이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래도 지난 1년 동안 남겨뒀던 기록들을 토대로 살짝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 외식생활
01 만리지화 광화문
02 쿠촐로 서울
03 문래동 로라멘
04 삼각지 잠연
05 램랜드 마포점
06 스시미소
07 칸다소바 서촌
08 미드나잇플레저 연남
09 스시소라
10 진미식당 마포
11 와인포럼 서래마을
12 스시메이 여의도
13 익스첼 합정
원래 외식생활은 따로 기록을 안 했었는데, 아이폰 일기 앱에 기억에 남는 식당 방문 때마다 적어둔 기록이 있는 김에 정리해봤다 .
이 중에서, 쿠촐로 서울하고 익스첼 합정점은 진짜 와우 포인트가 있는, 완전 기억에 남는 맛있는 음식과 좋은 분위기 모든 합이 완벽했던 곳이라 완전 추천(하기 싫고 그냥 나만 맨날 혼자 몰래 다니고 싶어도 추천)한다. 가족들과 함께 갔던 만리지화 장어구이하고, 램랜드 양고기집도 모임 목적에 딱 맞는 아주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음.
미드나잇플레저는 우연히 발견한 리큐르&디저트 페어링 맛집인데 하 여기도 그냥 아무한테도 안 알리고 나만 다니고 싶은데, 어차피 이미 유명한 집인 듯. 디저트도 너무 색다르고 맛있는데 와인 한 잔 페어링 해서 같이 마시면 너무 기분 좋아지는 곳. 페어링하면 또 와인포럼이라고 와인샵이면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곳에서 레이디스나잇 가졌었는데, 음식과 와인 궁합 너무 좋고 분위기도 좋았다.
그리고 말로만 듣던 진미식당 간장게장 드디어 나도 먹어봤고, 진짜 솔직히 다른 간장게장 집들은 그냥 음 그래 이게 간장게장 맛이지 이런 느낌이라면, 진미식당은 우와악 그래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간장게장의 맛이로구나!!!!!! 이런 느낌임. 스껄…
스미남이랑 스시도 어지간히 많이 먹으러 다녔는데 동네 판초밥 집은 다 넣지 않았다. 멘야하나비도 꾸준히 갔는데 빼고, 대신 남편이 아부라소바에 눈을 뜬 서촌 칸다소바 하나 추가해드립니다.
한 해 동안 참 잘 먹고 잘 살았다.
#. 유랑생활
01 대전 1박 2일
02 태국 방콕 4박 6일
올해는 여행을 별로 안 다녔네. 그래도 태국 방콕 처음 가봤는데 4박 6일 엄청 뽀사지게 놀고 올 수 있어서 좋았다. 유성호텔 바가지 받으려고 내려갔던 대전 여행도 짧았지만 남편이랑 너무 재밌게 놀아서 즐거웠던 기억. 그래도 여행기를 꼬박꼬박 블로그에 남긴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내년에는 나도 리프레시 있고, 남편도 안식월 있어서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 말고 좀 더 멀고 새로운 곳으로 여행해 보고 싶은데, 3~5박 이상 여행은 노년의 고양님들을 모시는 집사에게는 쉬운 일은 아니다. 과연 내년엔 어디에 방문할 수 있게 될까.
#. 관람생활
01 뮤지컬 레베카
02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마곡 엘지아트센터 가까워서 득 봤던 뮤지컬 레베카. 그렇게 레붸에에카 노래를 불렀으면서 사실 레베카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ㅎㅎㅎ 있었다는 나의 무식함에 조용히 한 번 놀랐다. 그런데 올해는 전시회를 전혀 안 봤네?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전은 생각보다 너무 뭐가 없어가지고 별로 재미가 없었다. 아무래도 내가 적정 관람객 연령대가 아니었던 듯?
내년에는 예당 한가람 미술관도 가고, 덕수궁도 가고, 국중박도 가고, 소소한 전시들도 좀 더 찾아보는 풍요로운 한 해 보낼 수 있길.
#. 영화생활
01 파묘
02 dune part 2
03 패스트라이브즈
04 인사이드 아웃2
05 에이리언 로물루스
06 서브스턴스
영화관을 그래도 두 달에 한 번 꼴로 방문한 셈인가.
파묘는 전국적인 인기에 비하면 나의 감동이 큰 편은 아니었으나 이도현, 김고은 더 좋아하게 되었음. 듄… 아… 듄… 너무 멋있어 듄… 왜 이런 대작 영화는 몇 년에 한 번씩 찔끔찔끔 나와서 사람 애간장을 녹이는가.
그리고 한국에선 문학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다는 명대사를 남겨 화제가 되었던 패스트 라이브즈도 너무 좋았다. 유태오 목소리 너무 강동원 재질이라서 보는 내내 계속 강동원 생각한 건 안 비밀. 마지막에 택시 태워 보내고 집으로 걸어 돌아오는 그 횡스크롤 화면 잊지못해.
인사이드 아웃은 1편이 더 좋았어서 쏘쏘, 에이리언 로물루스 나름 재밌었지만 취향 아니라서 쏘쏘.
그런데 갑자기 올해의 영화로 서브스턴스가 두둥 나타났다. 데미 무어 원래 호감도 비호감도 아닌 채로 그냥 브루스 윌리스 전부인 정도 느낌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연기 보고 완전 깜짝 놀랐다. 본인이야말로 애쉬튼 커처 등 어린 남자친구 사귀면서 전신성형 하고 겉으로 보여지는 외모에 엄청 신경 쓰면서 살았던 헐리우드 여배우 대명사인데, 어떻게 이런 역할을 맡아서 그렇게까지 연기할 수 있었는지?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했음.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조용한 희망‘에서 나를 울렸던 배우 마거릿 퀄리가 또 여기서 지지 않고 젊음 그 잡채를 연기하며 에너지 쏟아내어 깜짝 놀랐음.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할 말은 아니지만 어떻게 저렇게 사람이 예쁜지?
집에서 맨날 넷플릭스 보느라고 영화관 갈 일 정말 없는데, 그래도 영화관에서 보기 좋은 아이들로만 쏙쏙 골라서 잘 보고 온 듯.
#. 독서생활
01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경향신문 젠더그룹팀
02 욘&무 - 이토 준지
03 마루루와 하치 1~4 - 유리 소노다
04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 박완서
05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데 블라드
06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07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08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수 없어 - 정세랑
09 친애하는 슐츠씨 - 박상현
10 숙론 - 최재천
11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 유시민
12 제인에게 - 안준원
13 활자잔혹극 - 루스렌들
14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15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 마이클 투히그, 클라리사 옹
만화책을 포함하긴 하지만 왠일로 1년 독서량이 월 1권 이상을 넘긴 다독의 (ㅎㅎㅎㅎㅎ 이걸 다독이라고 해도 된다면) 한 해 였다. 아마 허리 아파서 누워있는 동안 세 권 정도 읽었기 때문인 듯 ㅎㅎㅎ 저 중에서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가장 재밌게 읽었다. 넷플릭스에 영화로도 올라왔었는데 찜 목록에만 넣어두고 결국 못 봤음.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이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같은 책들은 올 한 해 동안 나라는 인간을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걸 보여준다. 별로 알아낸 건 없지만.. 숙론, 공정하다는 착각, 친애하는 슐츠씨는 능력주의, 차별주의, 막 나가는 자본주의, 환경문제 등에 빡쳐있는 나의 마음과 시끄러운 머릿속을 작가들의 잘 정제된 글로 읽어보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선택한 책들인데, 여전히 빡쳐있는 것은 왜 때문에!?
#. 게임생활
01 모여봐요 동물의숲
02 쥬쌍 jusant
03 저글러테일
04 as dusk falls
05 플래닛 오브 라나 planet of lana
06 리틀 키티 빅 시티 little kitty big city
07 데이브 더 다이버
08 탄광마을의 흰둥이
09 젤다의 전설 지혜의 투영
10 아스트로봇
11 schim
12 neva
오 이번 년도에는 게임을 이것저것 많이도 했네. 나는 ott 중독생활하면서 언제 게임을 또 이렇게 많이 했대?
일단 모동숲 2회차를 한 번 땡겼었다. 뭔가 연초에 즐거운 일 없고 삶이 무료해서 단순노동의 기쁨을 느끼고 싶어서 그랬지. 근데 이제 아마 세 번은 안 할 듯. 안녕 모동숲이여 즐거웠어.
Jusant, planet of lana, schim, neva 등은 개성 있는 일러스트 디자인이 내 스타일인 완전 내 감성 충족 게임들. 일러스트 그 자체로 매력적인 게임들이라 스샷을 올려야 하는데 도대체 일론 머스크는 왜 트위터랑 스위치, 플스 연동 기능을 막아버렸냐고요???? 스샷 찍으면 뭐하냐고요. 공유를 할 수가 없는데!!!!
리틀 키티 빅 시티는 진짜 너무 귀여운 고양이 게임이었지만, 사실 고양이 게임은 스트레이가 최고지. 탄광마을의 흰둥이는 그냥 만화보듯이 시골 동네 구경하는 힐링물 마냥 플레이했고.
국내 게임인 데이브 더 다이버는 호평일색이나 그래픽이 뭐 그렇게까지 내 스타일 아니어서 별 생각 없다가, 너무 게임할 거 없어서 별 생각 없이 다운 받았는데 재밌게 플레이 했다. 타이쿤 스타일 게임 오랜만에 해봄.
젤다의 전설 지혜의 투영은 꿈섬 기대하고 플레이 했는데, 딱 기대한만큼 재밌었던 듯? 퍼즐 난이도 어려운건 공략 없이는 못 하겠더라. 근데 좀 진행이 느리고 답답한 부분도 있어서, 젤다는 그냥 왕눈이 최고인 듯.
끝으로 2024 GOTY 수상에 빛나는 아스트로봇. 진짜 완전 재밌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덕후들을 아주 환장하게 만드는 각종 요소들이 너무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플레이 하는 내내 진짜 재밌었는데, 그 망할놈의 논스톱으로 달려야 하는 미니게임 그거 진짜 하다가 성질 더 나빠졌음. 그래도 아스트로봇 최고.
#. 기타생활
01 세차 2회, 자동세차 1회
02 자유수영 10회권
03 허리 디스크
04 재활PT
05 티스토리 오블완 챌린지
06 추어탕
07 노캔 헤드셋 qcy h3 구매
08 식세기 교체 구매
09 브라운 벽시계 구매
올해 있었던 일 중 제일 큰 사건은 5월에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는 거다. 다 터진 건 아니고 섬유륜 팽윤인가 뭐 그런거라서 디스크가 아슬아슬하게 튀어나와있는 상태. 소파 닦겠다고 허리 숙이고 이리 저리 움직였던 날 아랫허리가 아파서 낑낑 누워있었는데, 그리고 나서 바로 다음 주에 터짐 ㅠ 진짜 그렇게 괴로운 경험은 처음이었다. 다행히 며칠 휴가 내고 쉬고,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쉬엄쉬엄 재택하면서 지냈더니 7~8월쯤 됐을 때는 정상인에 가까운 생활이 가능해지긴 했는데, 여전히 통증이 다 사라지진 않았음.
그로 인해,
셀프세차 못 하고 자동세차 처음 돌려봤는데 닦이는 척만 하고 제대로 안 닦인 부분 너무 많아서 오늘 연말 기념 셀프세차 다녀오기 전까지 너무 더러운 차를 괴롭게 가지고 다녔다.
허리가 나아갈 때 쯤 집근처 수영장 등록하고 예쁜 수영복도 샀는데 외이도염 도져가지고 끝까지 못 다님. 이놈의 염증덩어리 몸뚱이!!!! 귀마개 샀는데 태국 가서 처음 써보니까 물은 안 들어가는데 귓구멍이 아파서 잘 못 쓰겠다. 그리고 탄탄이 수영복 샀는데 입고 벗을 때마다 허리 뽀사지는 고통이라 괴로움만 남았음. 그래도 몇 번 다닐 땐 재밌었다 수영.
그래서 집에서 링피트로 운동 해보려고 한 열흘 달렸는데 옛날에 아팠었던 무릎 도가니가 다시 나가버려가지고 ㅋㅋㅋㅋ ??? 왜 자꾸 어디가 아픔? 그래서 결국 집 근처에 재활 운동 센터 겁나 비싼거 10회 짜리 등록했다. 제발 여기서 몸뚱아리 좀 정상으로 끌어올려서 내년에는 건강하고 안 아픈 운동 꾸준히 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
몸이 왜 이렇게 안 좋은데가 많냐 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추어탕도 먹었다. 어릴 때 트라우마 있어서 추어탕 한 번도 안 먹은 어른으로 자랐는데, 눈 딱 감고 먹어보니 왠걸 내가 좋아하는 맛이쟈나? 미안하다 미꾸라지야.
올해의 내돈내산 아이템으로는, 노이즈 캔슬링 초저렴이 qcy h3 헤드폰, 기계 결함으로 억지로 교체한 거지만 바꾸고 나니 만족스러운 쿠쿠 6인용 식세기, 신혼 때 산 벽시계 고장나서 진짜 고심해서 하나 골랐는데 막상 걸어보니 생각보다 작아서 맨날 시력검사 하는 중이지만 그래도 깔끔하니 볼 때마다 마음에 드는 브라운 벽시계 되겠다.
끝으로 올해 있었던, 아니 뿅닷컴 운영하면서 있었던 가장 좋은 일! 태국 방콕 다녀와서 시작한 티스토리 오블완 챌린지 완주하고, 보결로 삼성 스마트모니터 M7 받게 된거다!!!!! 움화하하하하하 크리스마스날 2차 당첨 연락 받아가지고 두 배로 기뻤음. 얼른 와라 모니터야.
#. 육묘생활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상하게 꼼지가 턱드름, 입가에 이상한 염증, 방광염도 아니면서 이상 화장실 증세까지 보이면서 병원을 들락거리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추석 앞두고 마지막으로 병원을 나오면서 선생님들이랑 제발 내년에 뵙기를 바랍니다 인사했던게 생각나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가을부터는 병원 데려갈 일은 딱히 없었음. (물론 다시 턱드름이 심하게 올라오고 있긴 하지만)
그리고 허리 디스크 발병하고 나니까 애든 고양이든 주양육자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히 깨닫게 됨.
5킬로 되는 아이들을 플라스틱 거대 이동장에 넣어서 병원 왔다갔다 할 때, 방바닥에 붙어서 초음속으로 나를 피해다니는 고양이를 붙잡아 양치나 약 먹이기를 시도해야 할 때, 내 마음대로 허리를 굽히거나 피지 못 하고, 내가 원하는 속도로 내 몸을 움직이지 못 한다는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알았다. 꼭 이런 물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로도 많이 힘들었음. 내가 지금 아파 죽겠는데 얘네 병원 데려가는 걸 하루 미뤄도 될까, 일주일 미뤄도 될까, 내 생각만 하는게 너무 이기적인건 아닐까 등등의 스트레스 ㅠ
그럼에도 여전히 늙고 지친 피곤한 집사라는 이유로 그녀들의 눈망울을 못 본 척 하며 누워있는 나는 올 한 해도 반성의 육묘생활 일기를 마친다.
와라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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