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먹 유후인 1박 2일 - 유노츠보 1차 먹방, 카란도넬, 게살구이, 미르히 치즈케이크, 금상고로케, 나카츠 카라아게 키치고

2025. 6. 16. 11:00voyages en étranger/japon

유후인 버스터미널에서부터 숙소까지는 도보 15분 거리인데, 캐리어 하나 돌돌돌돌 끌면서 유노츠보 거리에 보이는 맛있어보이는 간식 가게들 다 하나씩 구경하면서 걸어갔더니 한 시간 걸렸다 ㅎㅎ 다음 날 오전에 린킨호수부터 유노츠보 2차 뛴 시간까지 고려하면 제대로 구경하고, 어디 자리잡고 까페 타임이라도 갖는다고 하면 4시간 정도는 넉넉하게 잡아야 할 사이즈.

우리는 유후인에 도착한 시간이 이미 오후 3시이고, 길거리 가게들은 5시 정도면 다 문을 닫는다고 하고, 료칸은 6시까지는 체크인이고, 료칸 개별탕도 밤 9시엔가 예약을 해놓은 상태여서, 짐을 두고 다시 나와서 구경할 시간은 없었다. (나중에 저녁 먹고 나와보니까 진짜 약간의 가로등에 의존한 깜깜한 시골길, 모두 들어가서 아무도 안 나와있는 동네였음)

그래서 시작한 1차 먹방 투어.

야심차게 첫 코스로 눈 앞에 보이는 엄청 커보이고 푸딩이랑 슈크림빵이 맛있어보이는 가게에 들어갔는데, 가게는 진짜 넓은데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할아버지에 가까운 사장님이 진짜 퉁명스러운 얼굴로 맞이하고, 계산할 때도 뭔가 화가 나 있었는데,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까 더더욱 화를 내며 안내문에 막 손짓을 하는데, 가게 내 사진 촬영이 금지였음!!!! 이 온라인 SNS 홍보 시대에!!!! 밀크 푸딩 뭐 그렇게 대단하게 맛있지도 않더만… 관광도시에서 관광객 대상으로 각종 기념품 스러운 음식 모아서 파시면서 이렇게 불친절할 일인가… 너무 혼이 나서 주눅이 들 정도였음 ㅠ

내가 혼난 가게 유후후… 슈크림빵은 어딨는지 몰라서 사지도 못함


갑자기 첫 가게에서 호되게 혼쭐이 나버린 나의 슬픈 마음을 진정시킨 곳은 까눌레 천국 까라도넬 caradonel.

가게 외관도 너무 아름답고, 안에서 파는 까눌레도 예쁘고, 인테리어도 정갈하고, 소품 같은 것들도 진열해놓고 파는데 엄청 느낌 있으며, 사진 촬영도 전혀 괜찮다고 해 준 친절한 주인님이 계신 곳이었다 ㅎㅎㅎㅎㅎㅎ 유후후랑 너무 달라 ㅎㅎㅎㅎ ㅠㅠ

애플 까눌레 하나 사 먹었고 맛있었습니다!


그 다음은 걸어가다 길 건너 편에서 발견한 대왕게맛살 구이 가게. 게살 구이 말고도 다양한 해산물, 특히 새우 같은거? 놓고 팔고 있었고, 내 기억이 맞다면 잔술도 같이 팔았던 것 같음.  일단 가게 외관이 너무 들어가보고 싶게 생기기도 했고, 부담없이 츄라이 할 수 있는 메뉴니까 무조건 고고. 직원분이 어느정도 한국말을 알아듣고 소통해주시는 친절한 분이었다. 게살구이에다가 마요네즈랑 고춧가루 양념 같은거 매운거까지 같이 뿌려야 맛있다고 추천해주셨고 진짜 맛있었음 ㅋㅋㅋ

호로록 호로록


그 다음 도착지는 유후인 미르히. 터미널 근처에 미르히 카페도 크게 있어서 나중에 유후인 떠나기 전 시간 보내기 좋을 것 같은데 첫 날은 사진을 찍어놓고도 그냥 지나쳐서 몰랐음. 유노츠보 거리에 들어서면 자리한 작은 테이크아웃 점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치즈맛과 피스타치오맛을 사서 나중에 숙소 방에서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음. 특히 피스타치오맛 진짜 내가 아는 맛 같으면서도 세상에서 첨 먹어보는 것 같은 참신한 맛이었어. 다음 날 후쿠오카 돌아가는 버스 타러 가는 긴박한 순간에도 멈춰서 녹차맛이랑 피스타치오맛 하나씩 더 싸들고 갈 정도로, 유후인에서 사 먹은 주전부리 중에 최고로 기억남는 맛있는 치즈케이크였다. 남편 치즈케이크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진짜 열심히 퍼먹었음.

역 근처에 위치한 미르히 까페
여기는 판매전문점
푸딩이랑 케이크 세트 팔고, 아이스보냉팩 옵션도 친절히 안내해줌
피스타치오맛을 꼭 드셔보세요
녹차맛도 맛있지만 피스타치오 짱


다음은 나는 전혀 기대 안 했지만 남편이 여행 출발하기도 전부터 외쳐댄 금상고로케. 역시나 그냥 맛있는 고로케 맛이었음.

따땃합니다


오히려 전혀 기대가 없었다가 우연히 먹어본 닭튀김집 키치고가 진짜 초 대박 맛집이었다. 사람들 대기도 많음. 주문하면 번호표 받아서 가게 옆구리 작은 대기 공간에서 기다리다가 먹고 갈 수도 있음. 원조 가라에게 통통볼 같이 생긴거 먹었는데 그 자리에서 직접 튀겨줘서 진짜 맛있고, 닭고기가 진짜 엄청 부드럽다. 그리고 튀김옷에서 특유의 소금, 후추로 간을 한 짭쪼롬한 맛이 킥인데, 제대로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보니까 금상고로케보다 금상도 많이 받은 곳 같음 ㅎㅎ 여기서 꼭 드셔보시길.

입구에서부터 나를 유혹하는 닭튀김
여기서 번호부르길 기다렸다.
초점이 안 맞았지만 맛은 엄청나다


이로써 유노츠보 거리 1차 먹방을 마치고 흐린 하늘 아래서도 푸르른 천변의 길을 따라서 우리의 숙소 야와라기노사토 야도야로 고고.

끗.